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의 여파로 전년대비 1.2%줄어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EA는 월간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지난 2006년 수준으로 후퇴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IEA는 전세계 경기 침체를 반영해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지난해보다 하루 100만배럴 낮은 8,470만배럴로 낮췄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은 전년보다 2.9%줄어든 하루 1,900만배럴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됐고,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율도 최근 20년 만에 가장 낮은 0.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세계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정유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평균 이하로 줄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데이비드 파이페 IEA 보고서 편집자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고는 있지만,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가 안정을 찾기까지 에너지 시장의 약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IEA는 국제유가의 벤치마크 지수로 사용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유가동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WTI가격이 최근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0달러 가량이나 낮아지면서 WTI가격을 근거로 한 유가 및 경제 예측에 결함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IEA는 “WTI가 전세계적인 유가 동향보다는 미국 오클라호마 커싱 저장소의 원유 재고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 측에 WTI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