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기업,미 탈출 ‘러시’/달러강세로 비용절감 이점 사라져

◎혼다·소니이어 ‘귀향’ 업체 증가전망최근 달러화의 엔화에 대한 강세가 지속되면서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속속 미국을 떠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10년간 생산비용을 절감키 위해 대거 미국에 진출했던 일본 제조업체들이 달러 약세라는 이점이 사라지면서 본국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는 홈비디오 게임 사업부문인 「플레이 스테이션」의 미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일본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한다고 밝혔다. 혼다 자동차사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왜건형 차량 「어코드」의 공장을 일본으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 달러당 엔화환율은 1백16엔선이다. 어쩌면 심리적 저항선인 1백20엔을 넘어설지도 모를 일이다. 그럴 경우 지난 95년의 79엔에 비해 무려 40엔 이상 올라가는 셈. 전문가들은 『환율에 따른 비용절감의 이점이 없어진 이상, 미국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일본에서 생산할 경우 거대한 중국시장으로의 수출이 용이하다』고 잘라 말한다. 미 정부가 현재의 환율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일본업체들의 미국탈출을 부추기고 있다. 그동안 달러강세는 미국제품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미 정부의 달러화 약세 발언을 이끌어 왔던 것이 상례다. 가뜩이나 심화되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적자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정부는 현재 달러 강세로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미국 수출업자들의 강한 불만에 꿈쩍도 않고 있다. 정부는 오히려 저인플레, 저금리, 실업률 감소 등을 기반으로 미 경기가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이것은 「달러 강세」가 한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 차관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미국기업의 경쟁력은 이제 환율변동에 영향받을 만큼 허약하지 않다』며 달러 강세에 불만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일본업체와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 자동차업계는 이미 달러강세로 인한 「아우성」을 내고 있다. 미 자동차업체 빅3를 대표하는 미국자동차제조협회장 앤디 카드는 『1백10엔대는 이미 위험수준에 들어선 것』이라며 미 정부에 강력한 달러약세 조치를 취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업계는 달러강세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부품조달과 판매가 상당부분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그만큼 달러강세의 여파를 받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 배기 시스템을 제조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테네코사는 『30억달러의 매출 중 절반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것』이라며 달러강세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한다. 이처럼 달러강세를 꺾을 어떤 요인도 보이지 않고 있어 일본업체의 미국탈출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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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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