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저… 일 은행엔 ‘독약’/자기자본비율 BIS기준미달 속출 우려

◎산업 등 4개은외 대화 등 주요은도 위험/증시 폭락 겹쳐 자본조달 어려움 가중달러화의 지속적인 강세에 따른 엔화 자산가치 하락으로 일본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수직 낙하하고 있다. 최근엔 동경증시까지 폭락장세를 보이며 은행들의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일본 대형 은행 대부분이 BIS(국제결제은행)가 은행들의 경영건전성을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중인 자기자본비율(8%) 아래로 떨어질 위험에까지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S기준에 미달할 경우 은행들은 자금조달 코스트 상승은 물론 은행전체 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된다. 현재 일본 시중은행중 자기자본비율이 8%를 위협하고 있는 곳은 산교(산업)·후지·사쿠라·도카이(동해) 등 4개은행. 다이와(대화)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대부분 9∼10%선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미 대형은행들의 평균 12%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일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 하락은 엔화가치 하락과 맥을 같이한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내 20개 대형은행들의 해외시장내 총 대출금액은 총 자산의 약 22%. 문제는 그 대부분이 미 달러화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런던의 신용조사기관 IBCA는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10엔 상승할때마다 일본 은행들의 지불준비금은 평균 0.4%포인트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은행은 준비금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신규사업과 부실채권 상각에 필요한 금액을 끌어들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은행의 업무영역을 극도로 위축시킨다. 은행은 어쩔수 없이 보유중인 주식을 매각,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법을 취해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다. 증시의 추락때문이다. 현재 동경증시의 닛케이지수는 1만8천대로 지난해 12월 이후 12%나 하락했다. 주가하락은 자연 은행의 주식평가이익 감소와 연결되고, 이는 자기자본을 구성하는 유보이익을 하락시키게 된다. 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닛케이지수가 1만8천선 아래로 다시 낙하할 경우 일부 대형 은행들이 BIS기준 아래로 내려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전망처럼 달러화가 1백30엔선까지 올라설 경우 일 은행들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다. 달러화 강세가 일본기업들에게는 호재일지 몰라도 은행들에게는 「극약」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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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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