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선동 쌍용정유 사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자유경쟁 하자” 유가인하 선도/“가격공조땐 경쟁력 상실” 차별화 선언/할인카드·상품권 등 「제살깎기」는 사양/수익성·국제화에 총력… 1년중 절반은 해외출장도『개방화·자유화시대를 맞아 정유업계도 정부의 보호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기초로한 자유경쟁의 시대로 바뀌어야 합니다.』 국내 정유업계의 가격경쟁을 주도해온 쌍용정유의 김선동 사장은 철저한 시장경제의 신봉자다. 기업경영자의 시장경제론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정부의 보호아래 육성돼온 석유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그의 주장은 오히려 「반골」에 가까웠던게 사실. 국내 석유시장에 대한 김사장의 지론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유가연동제를 기초로 5개 정유업체들이 가격을 같게하고 서비스의 차별화를 두지 않는다면 현재의 업계구도는 굳어지고 그만큼 업계의 경쟁력은 뒷걸음질 친다는 것이다. 그의 시장경제론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부터 석유류에 대한 가격자유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 석유시장은 그의 주장대로 자유경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쌍용정유 혼자서 휘발유 값을 내려 가격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최근 한화와 현대정유가 인하경쟁에 가세했다. 이로인해 국내 정유시장은 유공과 LG칼텍스정유 등 선발사와 쌍용과 한화, 현대 등 3사로 양분되면서 경쟁체제로 바뀌고 있다. 김사장은 『자유화시대에서 정유5사가 공존하는 현행체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자유화 바람을 타고 외국업체가 밀려와 경쟁은 격화될 것이고, 결국은 업계의 재편도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 과정에서 당분간 혼란은 있겠지만 그것은 길어야 1년 정도』라는게 그의 견해다. 이런 진통은 성숙된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수업료」와 같다고 설명한다. 김사장은 자유경쟁이 제살깍기식의 무차별적 경쟁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시장개방을 틈타 밀려올 외국업체에 대해서는 업계 공동의 보조를 취해야 하고 무분별한 서비스경쟁 또한 자제되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쌍용은 주유 할인카드나 상품권과 같이 특정고객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는 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또 현 주유소 수는 공급에 지장이 없는 한 더 늘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주유소가 늘어날 수록 단위당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 이같은 김사장의 독특한 경영론은 경영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서울대 화공과 출신의 김사장은 대한석유공사(현 유공)에 근무하다 쌍용그룹 창업주인 김성곤 회장의 권유를 받고 자리를 옮겨 쌍용정유의 공장건설 계획단계 부터 참여했다. 그는 후발사로 참여한 쌍용의 발전방향을 수익성 중심의 영업과 국제화에 두어 내수중심의 국내 정유업체들과는 차별적인 길을 걸었다. 이 때문에 김사장은 정유산업은 제조업이 아니라 복잡한 정제과정과 유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종의 「소프트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의 자유경쟁론은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1년의 절반가량을 해외출장을 나갈 정도로 국내외를 모두 챙기는 그는 항상 시간과 싸우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석유협회장까지 맡아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런 바쁜 생활덕분에 지금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에서는 그를 어느 메이저 석유회사의 경영자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 건강을 위해 주말에는 등산과 스키를 즐긴다. 스키는 수준급이다.<민병호> □약력 ▲42년 서울생 ▲63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63년 대한석유공사 입사 ▲74년 쌍용양회 부장 ▲78년 (주)쌍용 이사 ▲80년 쌍용정유 상무 ▲87년 쌍용정유 부사장 ▲91년 쌍용정유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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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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