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한국형 웹 2.0을 위하여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웹 2.0’ 이라는 새로운 인터넷 혁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웹 2.0은 인터넷을 지배해온 정보공급과 이용방식을 외적인 것과 내적인 부분에서 모두 크게 바꾸게 된다. 내적으로는 이용자가 정보생산에 직접 참여해 정보를 재생산하고 유통하는 협력의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며 외적으로는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정적인 웹 페이지나 브라우징, 노출 기준의 광고 모델 등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동적으로 페이지와 정보를 꾸밀 수 있고 클릭이나 검색 등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가진 웹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 중심의 ‘웹 2.0’에 대한 담론은 국내 현실에서 생뚱맞은 면도 없지 않다. 이미 국내에서는 PC통신 시절부터 이용자 중심의 정보생산과 유통은 당연한 핵심 키워드로 존재해왔고 현재 제공되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에 이런 개념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참여와 협력 문화는 서비스의 방식이나 이를 철학화하는 등의 과정에서 미국발 ‘웹 2.0’보다는 세련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과 특정 서비스를 태동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정신과 추진력에 있어서는 우리 네티즌들의 의식과 인프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고 더욱 앞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웹 2.0에 뒤처졌다’ ‘이제부터 배워야 한다’ 등의 목소리를 접할 때면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외국에서 발명된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이 한국에 와서 한국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이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듯이 우리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문화와 배경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조류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차분하게 소화해 우리 문화에 맞게 접목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대중문화가 ‘한류’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듯이 단순히 미국발 ‘웹 2.0’에 대한 학습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한국형 웹 2.0’ 혹은 이를 극복한 ‘웹 3.0’ 모델에 대한 연구와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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