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책임한 與’ 우리당 비난 쇄도

열린우리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 등 국정 현안 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 데 대해 “여당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당 내부에서조차 “당 지도부가 국가적 이익과 대외 신인도 등을 고려해 당론을 결정해야 하는데도, 개인적인 소신에만 집착해 우유부단하게 대처한 게 아니냐”는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이해찬 이우재 의원 등은 10일 의원총회에서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과 이라크 파병안 등은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야 하는데 우리당조차 책임감이 덜한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정치적인 비상사태인 만큼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있어도 당의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줘야 한다”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전날 “파병부대 구성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당정 협의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파병안 처리 반대를 주도한 김근태 원내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김 대표에 대해선 “이라크 파병안이 지난해 12월24일 국회에 제출됐는데 두 달 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표결 직전에야 논의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총선을 앞두고 파병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정동영 의장이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라크 파병안을 9일 처리하자”고 발언한 지 사흘 만에 우리당이 “정부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다”며 입장을 선회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날 오전 자택에서 시민단체의 출근 저지를 핑계 삼아 국방위 회의를 지연시킨 장영달 위원장의 행적 역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가 산적한 국가 현안은 제쳐둔 채 현장ㆍ정책 행보라는 명목으로 `이벤트 정치`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비등하다. 우리당이 최근 정부 차관급 인사 및 기업 투자담당 임원들과 가진 `일자리 창출` 간담회에서 기존의 규제 완화 방침 등이 재탕 삼탕 반복되고, 청년 실업 토론회에서 당 지도부가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떠 빈축을 산 것이 한 예다. 한 관계자는 “현장 정치도 좋지만, 국정 현안을 놓고 당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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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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