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이 월가로 돌아왔다.”15일 미 언론들은 JP 모건의 뱅크원 인수 사실보다 피인수 은행의 제임스 다이먼 회장(47)의 뉴욕 입성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월가 사람들은 90년대말 샌디 웨일 시티그룹 회장(70)의 후계자로 지목됐다가 사내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후 뱅크원에 영입된 다이먼 회장이 웨일에 이어 월가의 차기 금융황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합병한 JP 모건의 사장에 오르고, 2년후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이 유력하다.
다이먼은 월가 금융황제로 불리는 웨일의 수제자로 출발했다. 83년 트래블러스 그룹을 경영하던 웨일 회장은 하버드대를 갓 졸업한 다이먼을 개인비서로 채용했다. 트래블러스는 98년에 마침내 시티은행과 합병, 미 최대은행으로 부상했다. 당시 월가에서는 시티그룹 총괄회장인 웨일을 월가의 금융황제, 다이먼을 황태자로 불렀다. 그의 빠른 부상을 웨일 회장은 은근히 두려워했고, 웨일의 딸인 제시카 비블로위츠는 자신의 실력으로 시티그룹 후계자가 되겠다며 다이먼과 마찰을 빚었다. 웨일 회장은 이에 딸과 함께 다이먼을 내쳐버렸다.
시티그룹에서 쫓겨난 다이먼은 2년후 경영난에 시달리던 뱅크원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는 뱅크원을 살리는데, 스승의 기법을 사용했다. 적자 부문을 폐쇄하고, 사람을 줄인 결과 뱅크원 주가는 3년만에 80%나 급등했다. 시카고에서 다이먼이 재기하는 동안에 웨일 회장은 증권 애널리스트에게 특정 회사의 평가를 좋게 하라는 언질을 주었다는 이유로 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고, 퇴진 압력을 받았다. 웨일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고, 2년후인 2006년에 회장 자리마저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비해 다이먼은 뉴욕에 돌아와 JP 모건의 말을 타고 시티그룹과 경쟁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l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