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삼성] 이건희회장 사재출연 압박에 대안 `비상'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 문제로 삼성 수뇌부가 뒤흔들리고 있다.삼성 수뇌부는 내부적으로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사재 출연 문제와 관련, 재벌개혁 여론을 등에 업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사재출연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특히 수천억원대의 사재를 내놓으라는 정부 일각의 요구가 단순히 부실회사 부채처리 분담문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이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혹을 품은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자발적 형태로 사재를 내놓더라도 금액을 줄이고 다른 형태로 정부의 예봉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 강도높은 사재출연 부인 = 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22일 오전 일부 언론이 이날자 신문에서 삼성이 이 회장의 사재출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구조조정본부 홍보팀 관계자에 직접 전화를 걸어 격한 목소리로 "삼성이 사재출연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론에 인용된 삼성 관계자가 도대체 누구냐","사재출연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들도 21-22일 재계의 대변자인 전국경제인연합회나 삼성자동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협상을 중재한 세동회계법인 고위관계자들로부터 사재 출연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펄쩍 뛰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수뇌부 일각에서는 그룹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재출연 검토설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가 겉으로는 삼성에 대한 압박설을 공식 부인하면서도 언론에 대해서는 삼성이 사재출연를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흘리고 있다"고 말해 격앙된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언론의 여론몰이식 보도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 경영진들도 많았다. ◇ 대(對)정부 타협 위한 대안론 제기 = 삼성 고위경영진들은 정부 일각의 사재출연요구가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를 명분으로 한 재벌 총수 경영권 박탈 계획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재계 소식통들은 전했다. 삼성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삼성자동차의 명예로운 처리를 꿈꾸다 덫에 걸려들었다는 것이 삼성 내부의 정서"라고 전했다. 정부 요구대로 주식매각을 통해 3,00억-5,000억원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4개 상장계열사 주식 3,100여억원어치를 보유한 이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이 회장이 소유한 회사라고 주장할 근거가 전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삼성 내부에서는 정부의 사재출연 요구를 수용하되 경영권에 상처를입지 않도록 사재 출연 규모를 줄이는 대신 삼성자동차 문제에 깊이 개입한 수뇌부인사를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개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이 기업 경영에 전념할 것을 다짐하는 차원에서 기업 경영과 직접 관련이 없는 명예직에서 물러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된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삼성은 사재출연 논란을 마무리짓고 대우와의 삼성차 협상을 오는 27일 이전에 마무리지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협상 상대자인 김우중(金宇中) 회장은 그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수행차 러시아로 떠날 예정이며 삼성은 자칫 협상을 오래끌었다가 이 회장 경영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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