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로貨 힘’ 갈수록 세진다

유로화가 국제 무역 결제통화로 이용되거나 자본시장에서 거래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등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현지 시간) 연례 보고서에서 출범 5년째를 맞는 유로화가 유로 지역뿐 아니라 아시아 중동 등 여타 국가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로 표시 채권 발행액이 총 1,537억달러로 달러화 표시 발행액 1,541억달러와 맞먹어 자본조달 수단으로서 달러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 2ㆍ4분기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액은 586억달러로 달러화 표시 채권액 514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로화가 달러대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 관련 ECB측은 수출업계를 중심으로 한 업계 우려에도 불구, 유로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유로화 강세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 동안 유로 채권 발행은 유로권과 미국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지난해부터는 아시아 중동 등 제 3 지역에서도 유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유로권 은행이 비은행권에 대출해주는 돈의 절반은 유로화로 표시되고 있으며 유로권 은행 대출의 3분의 1은 유로로 표시되고 있다. 국제 상품 및 서비스, 즉 무역 결제 통화로서의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유로권 수출의 절반 가량이 유로화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대 유로 수출의 54%를 유로로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 등 여타 지역에서도 유로화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본 등 여타 지역이 유로권으로부터 수입할 때 유로화의 결제 비중은 20% 전후로 수출 결제 비중보다 낮았는데 이는 원유 등 주요 원자재들이 아직 달러화 표시 거래로 이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도 유로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들어 유로화가 상대적으로 달러화에 강세를 띠고 있어 저장 수단으로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로화 포지션을 늘리고 있는 것도 주요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유로화가 차지하는 보유고 비중은 2001년 16.4%에서 2002년엔 18.7%로 높아졌다. 특히 대부분 미 달러화에 자국 화폐 가치가 연계돼 있는 아시아지역에서도 유로화 외환 보유가 많이 늘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sed.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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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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