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심층진단] 스타 크래프트 게임왕 이기석씨

스타 크래프트 세계 챔피언으로서 게이머들 사이에선 「게임왕」으로 불리는 이기석씨(20·사진). 그는 국산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창의성 부족」을 꼽았다. 국산 게임들의 공통점은 어딘가에서 본 듯한 배경에다, 캐릭터들이 대개 비슷비슷하다는 것. 이같은 「몰개성」이 게이머들을 싫증나게 만든다.『스타 크래프트를 보세요. 각 종족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캐릭터에 개성과 특징을 불어넣었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李씨는 국내에서 열리는 게임대회에 그가 빠지면 대회의 권위가 흔들린다는 말이 나올 만큼 스타 크래프트 게임에 관한 한 독보적인 존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년도 안된 햇병아리 사회인이다. 그러나 그의 수입은 웬만한 회사의 과장급에 육박한다. 그동안 받은 상금만 해도 2,000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 한국통신의 광고에 출연, 1,500만원을 받았다. 특히 PC방들은 李씨가 찾아오면 언제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VIP 대우를 한다. 『요즘은 인터뷰하랴, 광고 찍으랴 게임할 시간도 없어요』 그럼 인터뷰는 안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내 일이니까요』라며 프로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그는 한국 게이머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며 물의를 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타 크래프트만 놓고 보면 전세계 게이머의 절반 가량이 한국인이죠. 게임을 즐기는 인구 자체가 많다 보니 한국인 일색인 것처럼 보이는 것 뿐입니다』 그의 말대로 스타 크래프트는 전세계 판매량의 30% 이상을 한국에서 소화할 정도로 「한국인이 먹여 살리는」 게임이다. 게임 CD를 구입하기보다 대개 게임방 등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실제 게이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어떤 게임이 스타 크래프트의 뒤를 이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그건 누구도 모를 것』이라 전제를 달면서「롤 플레잉 게임」이나 최근 인기를 끄는 「DDR」을 조심스레 꼽았다. 그는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2인자였다. 초대 챔피언 신주영씨는 현재 군 복무중이다. 그 역시 곧 입대할 나이. 프로기사나 프로야구 선수와는 달리 프로 게이머는 아직 병역 혜택에서 제외돼 있어 그도 군입대와 함께 왕관을 물려줘야 할 입장이다. 군 복무로 게임 실력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게임과 전투는 상당히 유사한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며 『오히려 실전 감각을 키우는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반문했다.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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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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