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면 환자들이 링거주사를 맞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링거액을 담는 용기를 수액백이라고 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PVC 재질로 만들었다. PVC 제품은 환경호르몬 유해성 논란이 있고 소각 때 유해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하는 문제가 있어 올들어 중외제약 등 대부분의 수액업체들이 무독성 친환경 재질인 Non-PVC 제품으로 대체했다. 수액업체들이 Non-PVC 제품으로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의료포장업체 메디펙 때문이다. 메디펙은 지난해 Non-PVC 필름 개발에 성공해 중외제약ㆍCJㆍ보령제약 등 국내 대부분의 수액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는 물론 국내 Non-PVC 시장은 미국의 실드에어(Sealed Air)사가 장악하고 있었다. 메디펙은 품질은 더 좋고 가격은 더 싼 제품을 만들어 국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중이다. "국내 시장은 연간 1억개의 수액백을 소비합니다. 메디펙은 기존 공장에서 연간 3,000만개를 생산하는데 이어 11월부터 가동하는 제2공장에서 연간 3,000만개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상운 메피펙 대표는 "수액업체들의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특수에 힘입어 메디펙은 내년에 매출 210억원, 영업이익 33억원, 2009년에는 340억원, 70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on-PVC 필름을 의료용으로 쓰려면 일반 제품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승인 과정을 거쳐야 된다. 인체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메디펙은 국내는 물론 미 식품의약국(FDA)과 중국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해외 진출의 발판도 만들었다. 메디펙은 현재 미국의 실드에어사와 중국 진출 협력 방안을 협상중이다. "중국은 연간 60억개의 수액백을 소비합니다. 현재 10% 정도를 Non-PVC로 대체한 상태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진출 성공을 자신합니다" 메디펙은 앞으로 수액백 외에 혈액백, 식음료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환경부가 올 10월부터 의료포장재에 대해 Non-PVC 제품 사용을 의무화했다가 관련 업체들의 요구로 유예해놓은 상태에 있는 등 갈수록 Non-PVC 소재의 활용 분야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의 투자를 받으며 외부로부터 첫 평가를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코스닥에 상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