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성장이란 전쟁(battle)과도 같습니다. 청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아주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지적ㆍ감성적ㆍ신체적ㆍ성적 변화가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청소년을 위한 성장소설은 그들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을 반영해야 합니다.” ‘리버보이’ ‘스타시커’ 등 히트작으로 영국 출판계의 저명한 ‘카네기 상’을 수상한 작가 팀 보울러(55ㆍ사진)가 신작 ‘스쿼시(원제:Shadow)’의 한국판 출간에 맞춰 25일 방한했다. 그의 전작 ‘리버보이’는 국내에서만 30만권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신작은 아들을 훌륭한 스쿼시 선수로 키우겠다는 아버지와 주인공인 아들의 갈등 그리고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인생을 개척해 가는 과정을 스릴감 있는 필치로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30년 이상 스쿼시를 즐기고 있다는 스쿼시 매니아이기도 한 그는 “외형적으로는 스포츠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자신의 젊은 시절 좌절했던 꿈을 자녀를 통해 실현하려고 맹신적인 파괴를 저지르는 부모와 이에 희생당하는 아이의 삶이 중요한 모티브”라며 “왕년에 스쿼시 선수였던 아버지가 이기면 돈으로 보상하고 지면 때리는 형벌을 가하는 잘못된 훈련 방법으로 아이가 혹사당하는 과정이 사건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중년에 들어 성장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가 어떻게 청소년의 내면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아주 오래 전 청소년기를 지났지만, 어제 일어난 일처럼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휴대폰은 없었지만, 청소년의 감성과 정서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소설의 결말은 제목이 암시하듯 그리 밝지 않다. ‘세상은 냉혹하고 비정하다’는 인식이 소설에 깔려있다. 혹시 청소년 시절 저자의 세계관이 어두웠던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그는 “분명 폭력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들이 위기에 대응하면서 점차 강인해지게 된다”며 “모든 사람들이 상처를 입어 결말이 다소 힘겹지만, 주인공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암시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다섯 살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부모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작가가 되는 길은 비정형적인 삶이기 때문에 평탄치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과 격려가 없다면 어려운 길이죠. 그런 점에서 나는 행운아입니다. 어머니께서 내가 다섯 살 때 쓴 형편없는 소설을 아직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을 정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