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미국-유럽] 적대적 M&A로 술렁

현재 진행중인 적대적 M&A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영국의 통신업체 보다폰 에어터치가 독일의 이동통신 업체인 만네스만을 인수하려는 것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워너램버트사를 삼키려는 것 영국 3위의 은행인 내셔널 웨스트민스터(NATWEST)를 놓고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와 스코틀랜드 은행이 각기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것 등이다.이들 사례는 우선 우리 돈으로 50조~15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더욱이 치열한 인수공방 과정에서는 법정소송 백기사 동원 자기 회사 주가 높이기 상대회사 주가 떨어뜨리기 등 M&A와 관련한 교과서적인 수법들이 총 동원되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보다폰 에어터치의 만네스만 인수= 미국의 에어터치를 인수해 일약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로 부상한 영국의 보다폰 에어터치는 만네스만 인수로 유럽 이동통신시장 공략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만네스만은 독일 최대의 이통회사이자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도 상당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회사. 만네스만은 보다폰의 1차 제의(1,070억달러)와 2차 제의(1,250억달러)를 모두 거절했다. 만네스만 역시 유·무선 종합통신회사로서 유럽시장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에 차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한번도 외국업체에 M&A당한 사례가 없었던 독일의 국민 감정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다폰은 금액을 대폭 상향한 2차 제의마저 지난 28일 거부당함으로써 내주부터 본격적인 적대적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다폰은 두차례 우호적 M&A 제의과정에서 만네스만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바로 적대적 M&A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양사의 M&A를 둘러싸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반대입장을 피력하고 이에 대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시장원리에 맡길 것을 강조하는 등 정치적인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보다폰이 만네스만을 인수, 세계시장을 지배할 것을 두려워하는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과 미국의 벨애틀랜틱사가 만네스만을 지원하기 위해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서 세계 통신업계 「별들의 전쟁」으로까지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이자의 워너램버트 인수= 「비아그라」로 유명한 화이자는 워너램버트사와 콜레스트롤 강하제인 「리피터」를 공동 판매하고 있는 회사. 그러나 워너사가 지난 4일 아메리칸홈프로덕츠(AHP)사와 713억달러 규모의 합병안을 발표하자 화이자는 750억달러(처음엔 824억달러)의 인수안을 내놓으며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워너사가 이 제안을 거부하자 화이자는 지난 주말 적대적 M&A를 선언하고 나섰다. 화이자는 주주들에게 이로운 우호적인 인수를 거부함으로써 직무유기를 했다며 워너사의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워너사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화이자가 「리피터」에 관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이용,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 워너사의 이같은 소송은 화이자의 주식을 떨어뜨려 자사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어렵게 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리피터」는 화이자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워너램버트사 AHP사로 넘어갈경우 치명적인 수익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워너사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웨스트민스터를 둘러싼 RBS와 스코틀랜드의 인수= 내셔널 웨스트민스터(NATWEST)는 영국의 3위 은행.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는 유럽의 은행들 중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과 스코틀랜드 은행이 각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NATWEST는 지난 26일 255억8,000만 파운드(약 399억달러) 규모의 스코틀랜드 은행의 인수제의를 거부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인수416억달러 규모의 RBS의 우호적 인수제의도 거부했다. 이에 따라 RBS는 곧바로 적대적 인수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두 은행은 자산규모에 있어 NATWES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현지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같은 인수제의에 대해 NATWEST의 롤랜드 회장은 2002년말까지 당초계획보다 3,350명이 늘어난 1만5,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조조정 발표로 자사의 주가를 높여 적대적 M&A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풀이된다. 백재현기자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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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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