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회복을 주도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아파트 청약결기가 한 풀 꺾이고 있다.지난 5~6일 이틀동안의 서울6차동시분양 청약결과, 전체 경쟁률은 3.8대1을 넘었지만 15개 평형 가운데 8개평형이 미달됐다. 지난 5차 동시분양에서 첫날 청약에서만 5.7대1의 치열할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청약바람이 뚜렷히 잠잠해졌다. 지난 6일 2순위 청약에서는 19명만이 청약하는데 그쳤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다 입지여건이 돋보이는 아파트가 드문 점을 감안하더라도 6차 동시분양의 청약결과는 썰렁해진 아파트 분양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 최근 수원 천천·정자지구와 용인일대에서 공급된 아파트도 청약률이 저조해 한풀 꺾인 분양시장이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청약 양극화현상이 지속되고 있다=청약열기의 양극화 현상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번 동시분양에서 삼성동 삼부, 방이동 금호, 행당동 한신, 자양동 현대 등 인기지역 아파트는 1순위 접수에서 3~2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풍납동 대동, 증산동 중앙 등은 전평형이 미달됐다. 이같은 양극화현상은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고급 중대형아파트 인기 유지된다=청약대기자들은 어떤 아파트를 노려야하나. 청약의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고급 중대형아파트를 청약한다면 손해볼일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고급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여전한 까닭이다. 이번 동시분양에서 강남·서초구의 노른자위 땅에 공급된 아파트가 거의 없었던 것이 전체 청약열기의 침체에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투자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면 하반기 강남·서초구에서 공급되는 물량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서민과 중산층의 구매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반면, 고급 중대형아파트에 대한 부유층의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청약열기 약화는 전체 아파트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청약열기의 약화는 기존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청약열기-분양가 상승 및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확산-기존아파트 호가 및 실거래가 상승의 과정을 거쳤다. 청약시장의 활기가 전체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쳤점을 감안하면 분양바람이 한 풀 꺾이면 기존 아파트 시장의 활력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름 직후 청약결과가 하반기 아파트시장의 변수다=하반기 아파트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한마디로 오리무중이다. 상승세를 타던 분양시장이 한 풀 꺾이고 분양권 프리미엄도 일부 거품으로 판명나는 등 걸림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에 따라 전체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여름철 직후 쏟아질 대규모 분양물량의 소화가 변수다. 업체들은 9월께를 공급집중시기로 계획하고 있다. 이 때 쏟아진 아파트가 제대로 팔려나가지 않으면 기존아파트의 가격도 보합권에 머무를 가능성도 높다. /이은우 기자 LIBR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