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에 이어 금융감독원마저도…`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이 7일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 체포함에 따라 공들여 쌓은 금융감독원의 신뢰성에 큰 흠집이 생겼다. 이에 앞서 손영래 전 국세청장이 SK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약식 기소됐고 이남기 전공정거래위원장도 10억원의 사찰시주 압력을 SK그룹에 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어 경제분야 `빅 3` 모두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게 됐다.
금융감독원의 충격은 자못 크다. 공정위와 국세청이 수장들의 비리혐의로 곤혹을 치르고 있음에도 SK그룹과 관련한 비리사실이 없었는데다 그 동안 `3대 게이트(정현준ㆍ진승현ㆍ이용호)`를 거치면서 무성한로비 의혹설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도 사법처리를 받지 않아 도덕성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대검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가 나라종금의 영업재개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편법증자 묵인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을 때만 해도 떳떳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전 수장의 뇌물수수 혐의가 확인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3대 금감위원장을 지낸 이근영씨 역시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에 올라 현대상선 대출외압 의혹과 관련해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하기도 해 금감원은 직원들이 아닌 역대 수장들에 의해 도덕성이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 권력기관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사건으로 권력 기관임을 입증한 것이 아닌가 해서 난감하다””며 “앞으로 법정에서 죄가 있는지가 가려지겠으나 이번 사건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