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갈등 키우는 MB정부 공약 점검] 3년 지난 지금은 "…"

집권 초반 소리 높이던 '747공약'<br>외환시장 개입·슈퍼추경 등<br>무리한 경기부양 조치로<br>물가상승 등 두고두고 부담


한나라당이 지난 2007년 발표한 공약의 1번은 '7% 성장'이었다. 연 7%의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해 오는 2017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에 도달하고 경제규모 세계 7위로 도약한다는 '747 공약'이 그것이다. 3년이 흐른 지금 '747'을 거론하는 관료는 없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지금 와서는 물가급등으로 공약 달성이 불가능해진 탓이다. 초기부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747 공약'은 두고두고 부담이 됐다. 초기 '강만수 경제팀'은 경제성장에 환율하락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시장에 개입, 단숨에 원ㆍ달러 환율을 1,500원으로 높였다. 수출 기업들은 날개를 달았지만 곧바로 닥친 국제원자재가 상승과 맞물려 기름 값이 폭등하는 등 물가부담을 가중시켰다. 키코(KIKO) 등 환율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했던 기업들은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환차손에 휘청거렸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낙제발언에 정부가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도 '얼마나 욕먹어가며 키워줬는데…'라는 정서가 깔려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지방 국책사업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 지역 민심을 잃을 뿐이지만 잘못된 경제정책 공약은 국부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친다"며 "정부 초기의 무리한 경기부양 조치들이 지금까지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물가폭등 원인도 거슬러 올라가면 747 공약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2009년 29조원에 달하는 슈퍼 추경예산을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플러스 성장률(0.3%)을 거두며 선방했다. 이 여세를 몰아 정부는 거듭되는 출구전략 압박에 굴하지 않고 남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불안을 이유로 팽창정책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통화정책을 실기했다는 비판 속에 올 들어 소비자물가는 4%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랴부랴 통화당국이 금리조정에 나서고 정부도 각종 물가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747 공약'을 뒷받침하던 각종 세부공약들 역시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대부분 어긋났다. 7% 성장으로 연간 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07년 78만3,000명이었던 국내 실업자 수는 올해 2월 109만5,000명으로 30만명 이상 오히려 늘어났다. 2007년 7.2%였던 청년(15~29세) 실업률 역시 2월 현재 8.5%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내걸었던 사모펀드(PEF) 활성화, 저축은행 규제 완화 및 영업기반 확충 등은 정책환경이 뒤바뀌면서 지키면 안 될 공약으로 전락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소비자심리지수ㆍ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이 계속 하락하는 등 지표상으로도 국내 체감경기가 냉랭해지고 있다는 게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며 "흐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경기상황과 정책실현 사이에 엇박자가 드러나는 만큼 정책의 유연성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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