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사걸린 판에 단기처방 무의미"

■ 회사채 신속인수 포기 배경하이닉스반도체가 28일 회사채 신속인수에 의한 자금조달을 포기한 것은 회사의 존폐 여부를 판가름할 '큰 틀'의 재무구조 개선방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단기 처방 성격의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급속도로 진행되는 '캐시 번(CASH BURNㆍ현금증발)' 상태에서 27일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4,000억원에 대해 신속인수제도에 따라 신규 사채를 발행할 경우 20%인 800억원을 현금으로 우선 상환해야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부담이 큰 데다 회사채 신속인수를 트집잡아 갈수록 강도를 높여가는 미국의 통상압력을 완화시키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배수의 진'을 친 보다 근본적인 의도는 현재 하이닉스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동참하기를 꺼려하는 투신권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발표한 '하이닉스반도체의 입장'이란 자료에서 채권단과 마련하고 있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재무 재조정 방안에 모든 금융기관이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회사채 신속인수분은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각각 10%와 20%를 분담하고 나머지 70%는 신용보증기금이 회사채담보부증권(CBO)과 대출채권(CLO) 발행을 통해 흡수하게 되지만 이렇게 조성된 돈은 올 한해 63%, 8월 한달 79%가 투신권으로 고스란히 유입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신속인수제도 등을 통해 확보되는 유동성은 하이닉스의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을 위주로 사용돼야 하며 형평에 맞지 않게 투신권 등 일부 금융기관에만 지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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