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위해 국내외 통신업체와 해외 금융사의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로텔레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10여개 업체 중 온세텔레콤(구 온세통신), AT&T, 싱가포르텔레콤(싱텔), CVC, 맥쿼리 등이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원하는 통신업체는 국내의 온세텔레콤과 해외기업으로는 AT&T, 싱텔 등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 ‘하나TV’를 통해 IPTV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온세텔레콤은 IPTV 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시내외전화, 국제전화 등 하나로텔레콤의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AT&T도 하나로의 유무선 서비스를 통해 국내시장에 뿌리내리고 나아가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하나로 인수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T&T는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IPTV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시아 이통 선두주자인 싱텔은 하나로를 인수해 국내 유선사업에 뛰어들 경우 동맹관계인 SKT와 재판매, MVNO 등을 통해 서로의 부담을 줄이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호주 최대 투자은행 맥쿼리, 씨티은행 계열 벤처캐피털 CVC(시비시) 등도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 투자법인 코리아 멀티플렉스 인베스트 코퍼레이션(KMIC)을 통해 영화관 체인 메가박스를 인수한 맥쿼리는 우리나라의 미디어ㆍ통신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내부전략에 따라 하나로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진로, 대우건설, 한국코카콜라보틀링 M&A에 뛰어들었던 CVC도 투자차원에서 하나로에 입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하나로텔레콤의 몸값이 너무 높아져 매각이 쉽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날 2ㆍ4분기 실적발표를 하고 매출 4,617억원, 영업이익 194억원으로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하며 2년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하나로텔레콤 지분 39.4%를 보유한 뉴브리지캐피털-AIG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1조~1조 5,000억원 가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나로텔레콤은 골드만삭스가 매각주간사로 M&A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 안에 우선 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발효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인해 하나로텔레콤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정통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