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9월 22일] 위기 커지면 기회도 커진다

미국의 신용문제 여파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은 한때 코스피(KOSPI)지수가 1,4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후폭풍을 맞았다. 환율도 재차 1,150원선으로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급등해 6%에 근접했다. 한마디로 국내 금융시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에서 벌어졌는데 우리 시장이 오히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금융시장이 독립된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일부이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포지션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2005년부터 외국인들의 매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가총액비중은 여전히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 몇 년간 무위험 차익거래를 통해 외국인들의 막대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결국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세 곳의 문을 닫게 했지만 아직도 AIG, 워싱턴뮤추얼펀드 등 많은 금융기관은 유동성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자체 신용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만큼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는 한국을 선진국 시장에 편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신용위기가 해소돼야 한다. 나아가 신용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주택시장이 회복돼야 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3월 베어스턴스의 JP모건 인수, 9월 모기지 대출업체에 2,000억달러 긴급 지원,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AIG에 구제금융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워싱턴뮤추얼과 모건스탠리까지 살생부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우리가 한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각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신용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 있다. 또 미국에서는 부실채권정리기구(RTC) 설립이 검토되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된다. 시장은 항상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게 마련이다. 위기가 커질수록 기회도 같이 커진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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