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7월 22일] 금융업계, M&A 통해 부실채권 대응을

지난 주는 국제 금융업계에는 수치스러운 한 주였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처했고, 인디맥뱅코프가 도산하는 등 미국 지방 대출은행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국 중앙은행이 또다시 금리를 인상했지만 투자자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천둥소리에 놀라 날뛰는 소떼처럼 헤매던 메릴린치는 94억 달러 규모의 자산상각 계획을 발표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발한 지 1년 만에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인정해 오히려 다행스럽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업계는 올들어 새로운 난관에 부닫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상처들이 점차 곪고 있다. 모기지 시장이 계속 추락하면서 추가 자산상각도 예상된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인 은행들은 동업자들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자산유동화 시장은 여전히 막혀 있다. 게다가 경기침체와 더불어 금융회사들의 장부에 부실채권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이 이처럼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최종적으로 얼마나 손해를 볼 지는 아무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금융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맞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 전반도 바닥을 쳤다. 물론 1990년대 일본의 경기 침체처럼 극도의 불황기에는 이 같은 사례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금융업계는 현재의 위기보다도 수년 후의 풍요를 바라봐야 한다. 몇몇 소규모 금융회사는 신용경색으로 인해 사업을 접거나 뒤로 밀려나고, 자산유동화 시장이 신용위기 이전처럼 회복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이는 금융업계에서 경쟁자가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리 착실히 내실을 다진 금융기업이라면 2010년쯤이면 상황이 호전될 공산이 크다. 결국 인수합병이 답이다. 국부펀드 등의 투자자들은 이미 UBS 등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았다. 하지만 덩치가 큰 금융회사가 소규모 금융회사를 인수할 경우 기꺼이 자금을 보태줄 것이다. 금융업계는 경기상태에 연동돼왔으며 앞으로 뼈아픈 개편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부문과는 달리, 금융업은 당장 기술의 진보 때문에 나가떨어질 위험은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인수합병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아야 할 때다. 그런 금융회사들은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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