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사들 한수원 퇴직연금 유치경쟁 "선거전 뺨치네"

사업자선호도 투표 앞두고 "직원들 표심 사로 잡아라"<br>금융사 임시사무실까지 열고 울진·월성·영광등서 홍보전


SetSectionName(); 금융사들 한수원 퇴직연금 유치경쟁 "선거전 뺨치네" 사업자선호도 투표 앞두고 "직원들 표심 사로 잡아라"금융사 임시사무실까지 열고 울진·월성·영광등서 홍보전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안녕하세요! A증권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18일 오전7시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부구리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 앞. 눈이 소복이 쌓인 도로변에 말끔히 양복을 차려 입은 금융회사 직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한수원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한수원 직원들이 지나갈 때마다 깍듯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말을 외쳤다. 한 손에는 플래카드, 한 손에는 손 간판을 꼭 붙들고 있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판촉활동을 펼치는 것은 다음주로 예정된 한수원 직원들의 퇴직연금 사업자 선호도 투표 때문이다. 한수원은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100점 만점에 '직원 선호도'를 50점으로 배정했다. 직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하면 퇴직연금 유치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한수원 울진본부와 사택까지 약 1.5㎞ 구간은 30여개 금융회사가 집결한 홍보격전지로 돌변했다. 사택 광고판에는 '퇴직연금 1등 은행 신한은행' '우리투자증권 퇴직연금' 등 플래카드가 가득 차 더 이상 달 곳이 없을 정도다. 울진에 파견된 한 증권사의 퇴직연금 담당직원은 "지난 17일부터는 아예 울진에 내려와 여관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출퇴근ㆍ점심식사 시간에 집중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뿐 아니라 한수원 지역본부가 자리잡은 월성(경북 경주시), 고리(부산광역시 기장군), 영광(전남 영광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월성ㆍ고리의 경우 인근 금융회사 지점 직원들이 대거 동원됐으며 울진ㆍ영광 등과 같이 지점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는 본사 직원들이 파견됐다. 부산의 고리원자력본부는 접근성이 용이하고 주변에 지점도 많아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고리본부에 투입된 한 금융회사 직원은 "오늘(18일) 아침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러 금융회사에서 모두 100여명의 직원들이 나와 출근길 직원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고리 본부 앞에 임시사무실까지 열었다. 한수원이 오는 4월 중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 때문에 퇴직금 유치까지 고려해 임시 출장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증권업계의 한 퇴직연금 담당 직원은 "퇴직연금 사업자는 주로 해당 회사의 태스크포스(TF)에서 결정하는데 한수원의 경우 직원 선호도를 무려 50%나 반영하기 때문에 직접 직원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결과가 한국전력 등 다른 주요 기업의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다음주 말 직원투표를 거쳐 업종별로 3개 업체씩 총 아홉 곳의 퇴직연금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기업들의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되자 금융회사들은 대형 퇴직연금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역의 경계를 뛰어넘는 경쟁은 퇴직연금 유치전에서 생생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회사들은 특히 업종을 대표하거나 상징성을 가진 회사에 대해서는 사활을 걸고 경쟁을 벌인다. 한국은행의 경우 500억원 규모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ㆍ보험ㆍ증권회사들이 한은 직원들의 개인퇴직계좌(IRA)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금리와 대출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전력ㆍ포스코 등 올 하반기 퇴직연금을 도입할 기업에 대한 정보 입수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차그룹ㆍSKㆍ코오롱 등 아직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대기업들을 상대로 불을 뿜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정작 퇴직연금 서비스의 경쟁력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 대형 증권회사 퇴직연금 기획팀장은 "금융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각종 루머와 경쟁이 난무하다"며 "퇴직근로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상품인지, 서비스를 얼마나 더 잘 제공할 수 있는지에 경쟁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장기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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