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비정규직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HSBC는 최근 각 직급 책임자들에게 직무분리를 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업무분석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직급 책임자들은 이 같은 방안 마련이 쉽지 않아 골치를 썩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SBC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비정규직 직원들이 은행 업무 전 분야에 광범위하게 배치돼 있어 직무분리작업 자체가 어렵다.
현재 HSBC는 1,350명의 직원 중 비정규직 비중이 37%로 약 500명에 이른다. 국민은행도 비정규직 비율이 30%선이지만 HSBC는 지점 수가 많지 않고 본사의 책임자급이 300여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 직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사실상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HSBC는 신규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후 1~2년 뒤 10~20% 정도만 정규직으로 전환해왔다. 그러나 이달부터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에 따르면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동일 업무의 경우 똑같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이 같은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채용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신규 채용 인력에 대한 HSBC의 처우는 최악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라며 “은행의 거의 모든 업무 분야에서 비정규직 의존도가 높은 HSBC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