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에디터즈 레터] 인내

우수, 경칩이 지났으니 이제 다음 차례는 춘분이죠. 그래요. 봄입니다. 누가 어떻게 한 것도 아닌데, 세상은 스스로 옷을 갈아입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온 몸을 파고들던 칼바람도 어느샌가 무디어졌죠. 이제 얼굴에 스치는 바람의 느낌이 그리 싫지만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길가에 서 있는 나무들도 봄기운이 도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는 ‘꽃샘추위’가 동장군 못지 않게 위력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결국 오는 봄을 막지는 못하겠죠. 겨울 다음에 봄이 오는 것은 진리이니까요. 그런데 겨울의 한 복판에서는 왜 그렇게 마음이 조급했나 모릅니다. 그냥 기다리면 될 것을 말이죠. 주식시장도 이런 것 아닐까요. 지난해 처음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괴물이 나타났을 때는 ‘공포’로 이성이 마비될 지경이었죠. 주식시장의 붕괴를 걱정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직 주식시장의 냉기가 가신 것은 아니지만 이제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길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미 경기침체 전망이 여전하지만 주요국들이 힘을 모아 충격완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내성이 강해진 모습입니다. 비록 꽃샘추위의 기세가 강하지만 주식시장에도 머지 않아 봄은 찾아오겠지요. 살얼음판 같이 불안한 주식시장을 바라보며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하락장에서 소나기를 피한 투자자라면 이제 슬슬 투자를 늘릴 생각을 하겠지요. 지난해 가을 이후 뒤늦게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면 주식시장에서 떠날 방법을 찾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결정도 내릴 시기가 아닙니다. 날씨가 풀린 뒤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얼마전에 만났을 때 “지금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시점”이라며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참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식시장에 봄이 찾아올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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