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9일] 컴버랜드 도로

[오늘의 경제소사/3월29일] 컴버랜드 도로 권홍우 ‘중국은 성을 쌓고 로마는 길을 냈다.’ ‘로마인 이야기’의 일부다. 외부로 뻗어나가려고 도로를 건설한 로마는 융성한 반면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은 높은 문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게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메시지.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못해도 도로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오늘날에도 도로는 국력을 말해주는 바로미터다. 고속도로(총연장 6만8,000㎞)와 1인당 도로연장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와 비할 바가 아니다. 미국 기간도로망의 시발점은 1806년 3월29일, 의회의 연방 유료도로(National Pike) 건설계획 승인. 제퍼슨 대통령이 밝힌 도로 건설의 표면적 목적은 원활한 상품 유통을 위한 물류 인프라 구축과 전쟁에 대비한 병력 이동의 용이성 확보였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독립국인 양 행세하는 여러 주를 도로망으로 묶어 정치적 통일을 도모한다는 의도였다. 내륙 수운업자들의 반대와 쪼들리던 재정여건 아래에서 동부 해안선을 따라 209㎞짜리 공사가 완공된 것은 1818년. ‘컴버랜드 도로(Cumberland Road)’로 이름이 변경된 이 도로는 총연장이 바로 950㎞로 늘어나며 초기 서부개척에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민간도 자극시켜 400개가 넘는 도로건설회사가 생겨났다. 1822년 뉴욕주의 유료도로 연장만 643㎞에 이르렀다. 세계 각국은 이를 본떠 국가도로망 건설에 나섰다. 자신을 얻은 미국은 교통망을 운하와 철도로 확대했다. 돌고 도는 역사 속에서 최근 도로건설의 중심축은 중국으로 옮겨졌다. 거대 중국은 해마다 4,000㎞씩, 2021년까지 7만㎞의 고속도로망을 건설, 미국을 추월할 태세다. 스스로의 문을 걸어달았던 중국은 과연 현대판 로마인 미국을 앞지를 수 있을까. 입력시간 : 2006/03/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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