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록펠러" 뉴욕미술관 1천억원 쾌척
'노블리스 오블리쥬' 실천…미술관 창립이래 '최대 기부금' 기록
자선사업과 문화사업을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해온 미국의 록펠러가(家)가 또 다시 큰 일을 했다.
정유사업으로 록펠러가의 부를 처음 이룬 고(故) 존 록펠러 1세의 손자인 데이비드 록펠러(89) 전(前)체이스 맨해튼 은행 회장이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무려 1억달러(한화 약 1천억원)를 쾌척한 것.
뉴욕 타임스는 MOMA 명예회장이기도 한 록펠러 전 회장이 일반 대중을 위한 전시와 교육 등 서비스 활동을 강화해 달라면서 MOMA에 이같은 거금의 기부를 약속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록펠러 전 회장이 지원약속한 금액은 MOMA 창립이래 최대의 기부금이라고 타임스는 밝혔다.
록펠러 전 회장은 이 돈이 자신의 사후에 MOMA에 전달되겠지만 1억달러의 운용수익에 해당하는 매년 500만달러의 돈을 별도로 지원해 MOMA가 당장 현금을 확보한것과 다름없도록 해주겠다고 '통 큰' 면모를 과시했다.
3년이 넘는 전면 개축 공사 끝에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건물에 재입주한 MOMA는 록펠러 전 회장의 지원금을 강연과 학생 대상 프로그램 등 교육활동과 전시활동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정유공장에서 일하다 거부가된 존 록펠러 1세와 그 후손들은 자선사업과 문화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사회에환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록펠러 2세의 어머니이자 데이비드 록펠러 전 회장의 어머니인 고 애비 록펠러여사는 현대 미술의 본산으로 불리는 MOMA를 설립한 장본인.
록펠러 전 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대미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아버지가 MOMA 설립에 필요한 돈을 많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단촐하게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어린시절 어머니가 박물관 설립 초기에 개최한 많은 회의에 따라다니던 생각이 난다"고 회고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입력시간 : 2005/04/14 0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