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청와대비서진 개편에도 지지부진 기약 없는 금융권 CEO 인사

26일 손보협회장 임기만료 등 수장 공백에 현안 대처 어려워

청와대 등의 인사개입 논란으로 중단한 금융계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청와대 비서진 개편 이후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 등 잇따른 악재에도 경영자가 없어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공공기관은 경영진 없이 내부 인사를 단행하고 기존 수장의 임기가 끝난 곳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인사가 여전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누가 수장으로 올지 예측할 수 없어 경영에 차질을 빚는 이른바 'CEO리스크'가 높아진다는 우려가 크다.

21일 관계 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와대 비서진 개편 이후 금융계는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 CEO 인사가 곧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지분을 가지고 있어 다른 금융공공기관처럼 청와대의 인선을 거치지만 한 달 이상 걸리는 공모절차를 밟지 않으므로 후보자를 낙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9개 계열사는 두 달 넘게 CEO가 없다.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는 이순우 지주회장을 비롯해 경남은행ㆍ우리투자증권ㆍ우리파이낸셜ㆍ우리금융저축은행만 CEO를 두고 있다.

우리카드·우리PE·우리F&I·우리아비바생명·우리자산운용·광주은행ㆍ금호종금·우리금융연구소·우리FIS는 CEO 공백으로 민영화나 사업추진ㆍ조직개편 등 주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은행 등은 수장도 없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달리 우리금융은 인사가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직까지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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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절차를 거쳐야 하는 다른 공공기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손해보험협회는 26일 문재우 협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보통 전임자가 물러나기 3주 전부터 후임자를 찾는 작업이 진행되지만 지금은 아직 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 회장의 직무대행이나 연임설까지 흘러나오지만 당장은 보험 업계의 주요 현안에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달 17일 이사장 임기가 끝난 신용보증기금은 새 이사장 없이 지난 11일 지점장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보통은 새 이사장이 결재하지만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주요 사업을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임자가 물러난 후 두 달 넘게 수장이 없는 한국거래소는 노조가 나서 "자본시장을 방치하는 직무유기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항의하고 있다.

여권이나 금융 당국 고위직이 인사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여전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대선 캠프에 합류했던 금융권 인사들이 CEO를 희망하거나 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특정 인사를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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