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CEO in 마켓]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주가 저점… 국내주식형 펀드 투자할 때<br>에너지·환경시설에 투자… 인프라펀드 고성장 전망<br>유사펀드 배제로 신뢰 쌓아 상반기 자금유입 업계 1위



2009년 취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액을 3배(올해 6월 말 기준 7조1,444억원) 가까이 증가시킨 조재민(52ㆍ사진) KB자산운용 대표는 일관성 있는 목표의식으로 조직원들과 조화를 이루며 차분하게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침착한 지도자다.

조 대표는 "국내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한 펀드가 잘되면 시리즈 펀드, 유사 펀드들을 내놓으며 고객들 유치하는 경향이 있는데 고객들에게 얼마나 수익이 돌아갈까 의문"이라며 "KB밸류포커스펀드는 히트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ㆍ유사 펀드도 일부러 만들지 않는데다 기관들이 사모펀드를 만들어달라고 해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한 펀드에 가입했으면 동등한 수익률을 보장 받고 일정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펀드의 성격에 맞지 않게 규모만 키우는 여타 펀드들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KB자산운용은 조 대표의 이러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자금 유입액(1조411억원) 기준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조 대표는 "펀드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여 올해부터 브랜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이번 성과는 국민은행 판매비중이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에 KB자산운용의 입장에서는 더 고마운 성과다. 조 대표는 "펀드판매 50%룰 시행 이후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만 해도 국민은행 판매비중이 90%(순증액 기준)가 넘었는데 올해는 비(非)국민은행 판매비율이 69%나 됐다"고 설명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중 KB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6.9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으며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운용(주식)(6.31%), KB연금가치주전환자(주식)(6.11%) 등이 뒤를 이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KStar코스닥엘리트3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16.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위 6개 펀드(ETF 포함)를 제외하고는 코스피시장이 8%가량 하락하면서 나머지 국내 주식형 펀드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조 대표는 "올 상반기에 철강ㆍ화학ㆍ조선ㆍ중공업 등이 상당히 부진했는데 상반기에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들은 이 업종군을 거의 편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가 좋았다"면서 "상반기에 부진했던 업종들이 빠질 대로 빠졌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업종 간 차별화는 둔화될 것이며 펀드 간 성과 편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조 대표는 국내 에너지 및 환경시설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이미 인프라 기관전용 펀드에 자금이 5조4,336억원(약정액 기준) 쌓여 있어 업계 1위다. 조 대표는 "태양광, 풍력, 쓰레기 매립지 등은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일정 수익률이 보장된다"면서 "다른 유형의 인프라 투자 분야인 BTO(Build Transfer Operate)ㆍBTL(Build Transfer Lease)은 물량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에너지ㆍ환경시설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앞으로 성장성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반기 주식시장은 워낙 침체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도 하반기 증시를 그다지 나쁘지 않게 보고 있다.

조 대표는 "미국 출구전략, 중국 신용경색 우려가 완화되고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완료로 외국인 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1,900포인트 이상으로는 회복될 것"이라며 "물론 하반기에 다시 1,8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하반기만 보지 말고 1년은 더 지켜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내로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현재 시점은 저점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타이밍으로 상당히 좋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강광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