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랜드, 왕성한 '식욕' 영토확장 어디까지?

이랜드가 롯데, 신세계, 테스코(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한국까르푸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몇년간 여러차례 기업 인수를 거쳐 작년 말 기준자산규모 기준 재계 37위로 올라서면서 저가 캐주얼 의류업체라는 대중의 인식을 훌쩍 뛰어넘더니 이제는 까르푸까지 집어삼키며 할인점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랜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점포망 88개의 대형 유통업체로 발돋움했고 그룹매출액이 지난해 2조7천억원에서 올해 7조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 '패션.유통 양날개' 이랜드 = 1980년 박성수 회장이 이화여대 앞에 잉글런드라는 옷가게를 열면서 출발했으며 1986년에 '이랜드'로 법인 등록을 했다. 언더우드, 헌트 등 중저가 캐주얼 의류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던 이랜드는 1994년에는 2001아울렛을 열면서 유통업과 식품업에, 1996년에는 호텔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성인캐주얼 부문의 이랜드와 아동복ㆍ내의ㆍ2001아울렛 등의 이랜드월드,부동산개발업체인 이랜드개발, 뉴코아, 데코 등 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생산은 아웃소싱, 마케팅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는 기획과 머천다이징, 디자인 기능만 맡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구조조정과 외자유치 등을 통해 살아남았고 2002년부터는 M&A(인수.합병)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2000년엔 매출액 7천18억원에 불과했던 이랜드는 2004년에는 2조654억원, 지난해에는 2조7천130억원으로 매출액을 늘렸고 올해는 7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크게 봐서 패션과 유통의 '양날개'로 성장동력을 삼고 있다. ◇ 까르푸 인수로 유통망 '배가' = 이랜드는 까르푸 인수를 계기로 뉴코아 등아울렛 22개, 백화점 2개, 슈퍼마켓 32개, 할인점 32개 등 전국 88개 유통매장을 확보하게 됐다. 이랜드는 지난해 유통부문 총 매출액이 뉴코아 1조1천130억원, 2001아울렛 5천200억원, 킴스클럽마트 1천500억원으로 1조8천억원이었는데 까르푸를 합치면 3조4천678억원에 달하며 내년에는 5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까르푸 매장을 기존 할인점과 달리 킴스클럽 형태의 할인점과 뉴코아아울렛 형태의 패션 프리미엄 아울렛이 합쳐진 복합매장으로 운영해 새 시장을 연다는 복안이다. 이랜드는 새 단장 비용으로는 1천500억-2천억원을 잡고 있으며 노조원을 포함해고용 100% 보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M&A 통한 '압축 성장' = 이랜드는 올해들어서만 부산 신세화백화점과 하일라콘도를 운영하는 삼립개발, 여성복 네티션닷컴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 활동을이어왔다. 앞서 2002년 국제상사 지분을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여성복 업체 데코와 법정관리중인 뉴코아백화점을, 작년에는 올림푸스백화점과 해태유통, 태창 내의사업부를 잇따라 인수했다. 이밖에 아동복 브랜드인 엘덴, 뉴골든 등의 영업권과 캐주얼 브랜드인 제이빔,콕스의 영업권이나 상표권을 사들이며 최근 3년간 19개 브랜드를 확보했다. 이랜드는 사업성과 글로벌 브랜드 가치 등을 따져가며 인수하고 있으며 M&A를하면 사업부나 브랜드를 직접 출범시켜 안정시키는데 걸리는 비용과 시간, 위험요소가 줄어서 단기간에 선도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빠른 성장세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랜드의 자금 조달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랜드는 그러나 인수 대금을 전액 자기 자금으로 충당하지 않고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뉴코아의 경우처럼 인수 기업의 고정자산을 팔고 매장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까르푸를 인수하면서도 인수 대금 1조7천500억원 중 3천억원만 자기 자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끌어오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고정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갖고 있는경우가 많은데 이와 달리 본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는데 주력하는 방식이 더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자칫 영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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