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비자금 조성' 건설브로커 자진출두
"유력정치인 친분과시"…100억대 행방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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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3일 관급공사수주와 관련, 하도급 업체로부터 로비자금 명목 등으로 수십억원대 돈을 받은 혐의로 지명수배된 W산업개발 이모씨가 이날 자진출두함에 따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3월 고석구(구속) 전 수자원공사 사장이나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을과시하면서 S개발과 K토건 등으로부터 71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달아났다.
이씨는 2002년 11월 경인운하㈜의 대주주인 H사 고위간부를 통해 경인운하㈜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업체가 경인운하㈜가 시공하는 굴포천 임시방수로 공사의 원석처리업체로 선정되도록 한 뒤 무상으로 제공받은 37억원 상당의 발파원석을다른 골재업체에 되팔아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잠적 두달만에 출두함에 따라 하도급업체로부터 받거나 자신이조성한 100억원대 자금을 실제로 정ㆍ관계 로비에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은 수자원공사 등이 발주한 관급공사가 특정 건설업체에 집중된 정황을 포착, 이씨 등 건설브로커들이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금품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 조사해왔으나 이씨가 잠적하는 바람에 수사를 더이상 진척시키지 못해왔다.
검찰은 작년 10월 고석구 전 사장의 수뢰 혐의를 수사하면서 이씨를 횡령 혐의로 체포했으나 수사과정에서 각종 기부행위 등 선행사실이 확인돼 풀어줬다.
검찰은 올 3월 이씨의 추가 비리 혐의가 드러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하는 바람에 사전영장을 재청구했고 이씨는 그 사이에 달아나 버려지명수배됐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조준형 기자
입력시간 : 2005/05/23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