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은, 콜금리 8개월째 동결

유동성 흡수보다 경기회복에 무게

12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한은, 콜금리 8개월째 동결 경기지표 혼조…당분간 동결될듯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12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콜금리를 연 4.5%인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콜금리는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인상된 후 8개월째 동결됐다. 이번 결정은 각종 경기지표가 불투명하고 부동산시장ㆍ대외변수 등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웠다는 뜻이다. 이 같은 대내외 경기상황은 앞으로도 변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당분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 내리기도 마땅찮고=이번 콜금리 동결은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우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와 물가 등 국내 변수들이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은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 통제 불가능한 해외 변수가 남아 있어 섣불리 움직이는 것보다 시장을 예의 주시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각종 경기지표도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설연휴로 인해 지난해 동월 대비 -0.4%를 기록,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석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여전히 관리목표치(3.0% ±0.5%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성태 한은 총재는 국내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만 본다면 지난해 4ㆍ4분기와 올해 1ㆍ4분기가 성장률이 가장 낮은 구간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경기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측면에서는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올리기도 부담스럽고=이날 이 총재는 "중국이 긴축 강도를 높이거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에서 출발한 불안이 더 크게 발전할 경우 우리 경제의 외부 여건을 나쁘게 만들 가능성이 있지만 크게 나쁜 방향으로 발전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면서 "늘 있는 정도의 위협 요소"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둔화 등 해외발 위기 가능성에 대해 반박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또 금융시장은 관련 지표가 나올 때마다 등락을 거듭하는 등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1월에 저점을 찍었던 유가는 슬금슬금 반등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다. 주요국의 금리 동향도 미묘하다. 중국과 일본이 금리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금리인하를 조율하고 있어 한국의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애매하다. 경제성장이 암초를 만날 가능성에 대비해 금리를 올리기도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특히 부동산시장의 경우 이 같은 '금리 딜레마'의 최대 요인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시장이 또 다시 급등할 우려가 있고, 인상하면 가계의 부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콜금리가 연중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조심스레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은 "경기와 물가ㆍ부동산시장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다양한 변수가 중립적이어서 콜금리를 동결한 것"이라며 "연내 콜금리를 조정하기가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바클레이스캐피털과 크레디트스위스도 공공요금 증가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과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유동성 증가율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입력시간 : 2007/04/12 18:58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