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순매수 행진 외국인 "아직 배 고프다"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를 강하게 끌어 올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11거래일 동안 무려 2조2,358억원이나 사들이면서 코스피지수를 무려 168포인트나 올려 놓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 정정 불안과 상품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는 등 그동안 신흥국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악재들이 다소 진정되고 있어서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93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난 16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1월4일(5,365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 같은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코스피지수는 지난 15일(1,923.92) 이후 무려 168포인트나 뛰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일본 대지진과 중동의 정정불안 등 최근까지 국내 증시를 괴롭혔던 이벤트성 악재들이 서서히 해소되면서 증시 펀더멘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월부터 이뤄졌던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단기 위험 요소의 부각 때문이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시각이 변한 것은 아니다”며 “견조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은 올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대표 기업(159곳)들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최근 상승세에도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에 불과해 증시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상황이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최근의 유가 하락에서 보듯 올 들어 신흥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든 점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꼽힌다. 또 인플레 우려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졌던 신흥국의 통화 긴축이 점차 약화되는 데 반해 선진국은 지금까지의 통화 팽창 기조를 수정해야 할 필요성에 놓인 점도 외국인들이 다시 국내 증시를 주목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사이 글로벌 상황이 신흥국에 우호적으로 바뀐 만큼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추세는 주가가 고점을 회복한 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최근까지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펀드에서 글로벌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의 매수세 지속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들이 이머징 마켓 내 보유 종목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본 대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국내 주식 일부를 사들이고 있을 뿐 자금 흐름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외국인들이 장기간 순매수를 보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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