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정치개혁과 JP

공동정권 창출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JP는 국민의 정부의 대주주로 제2여당의 공천권을 좌지우지하는 보스. 따라서 JP에게 떨어진 직격탄은 보스정치의 균열과 정치권의 세대교체, 공동정권의 새판짜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JP가 낙천 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모두 6가지. 5·16 군사쿠데타, 한·일협정 체결, 부정부패, 지역감정 조장, 개혁법안 서명거부 등이다. 사실 물갈이를 바라는 국민의 눈에는 JP는 이른바 3김(金)의 하나라는 이유만으로도 한국 정치사의 구태를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원순(朴元淳) 총선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24일 『공천권자인 JP를 포함시킨 것은 명예롭게 정계은퇴를 하라는 뜻』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JP는 겉으로는 소이부답(笑而不答)이지만 속으로는 분기탱천(憤氣撑天)했다. 건강상 술을 멀리하는 그도 그날 밤 고향인 부여 출신 인사들과 과음을 하며 분노를 터뜨렸다는 후문이다. JP측도 『보수세력의 숨통을 끊으려는 음해공작』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의 음모설을 제기했다. 27일로 잡힌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회담도 일방적으로 거절했다. 당내에서는 『차제에 공동정부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무성하다. 물론 청와대는 『JP가 포함된 것을 몰랐으며 소수정권으로서 JP와 결별할 이유가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 JP는 현재 위기 돌파를 위한 정국 반전용 카드를 곱씹고 있음에 틀림없다. 맘속으로 「현재 추세라면 총선에서 현상유지(53석)는 고사하고 30석도 버겁다. 하지만 여권 2중대의 이미지를 떨쳐 보수표와 반(反)DJ표를 모으면 활로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JP가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국민의 여론과 정치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거물 정치인으로서의 면모이다. 이번 총선연대의 정계 은퇴권유를 음모로만 치부해 외면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가에 대한 자성도 필요하다.물론 시민단체가 낙천 리스트를 발표하며 유독 JP에게만 정계은퇴를 촉구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을 수 있다. 정치개혁은 국민의 절대 다수가 바라는 대세이다. 지역감정 조장, 공천장사 등 구태정치를 단절하는데 JP가 어떤 역활을 할지 궁금하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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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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