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의 캐시카우' 안개를 걷어라] (1부-1) 기로에 선 '한국 車'

"車산업 미래 향후 5~10년이 중대 고비"<br>中 내수·수출 폭증…한국은 수년째 거북이 걸음<br>日업체와 품질 대등한데도 브랜드 파워서 뒤져<br>명차 개발·노사관계개선등 도약기틀 마련 시급


['한국의 캐시카우' 안개를 걷어라] (1부-1) 기로에 선 '한국 車' "車산업 미래 향후 5~10년이 중대 고비"中 내수·수출 폭증…한국은 수년째 거북이 걸음日업체와 품질 대등한데도 브랜드 파워서 뒤져명차 개발·노사관계개선등 도약기틀 마련 시급 관련기사 • "싼타페, 현대차 중 가장 뛰어나다" • 씨드, 유럽 판매 호조… 기아차 '예감좋다' • '점잖은 수입차' 시동만 걸면… • 아반떼-혼다 시빅 안전도 비교해봤더니… • 한고비 넘긴 현대차… 위기극복 탄력받나 • '1위 도요타' 비결은 발빠른 글로벌화 • "인도 일등 신랑감, 현대 '상토르' 모는 남자" • 현대·기아차 작년 손실 따져보니… • "기로에 선 '한국 車'… 향후 10년 중대 고배" • 中·日 거센협공… 車 산업 미래 '짙은 안갯속' • 최고 2,000만원! 차값도 '봄 바람' 났네~ • 현대·기아차에 유럽이 반했다 • 전기차·수소차… '첨단의 파티' • 인피니티, 2008년형 뉴 G 쿠페 공개 • BMW, 뉴3시리즈 컨버터블 국내 출시 外 ‘이제 인도시장마저 빼앗기나.’ 요즘 현대차 인도법인에는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소형차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인도시장에서 줄곧 2위를 고수해온 현대차가 지난 1ㆍ2월 연속 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이다. 인도시장에 진출한 후 3위까지 내려앉은 것은 사상 처음이어서 현대차로서는 충격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인도시장의 후퇴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참담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산차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ㆍ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해외 경쟁업체에 속속 밀려나고 있다. 환율하락에다 노사분규, 취약한 연구개발(R&D), 비좁은 내수시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오죽하면 현대차가 2만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대로 가다간 망한다”며 대대적인 정신무장까지 펼치고 있을 정도다. ◇넛크래커‘한국차’=최근 상하이에 출장을 다녀온 현대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현지에서 판매되는 ‘치루이자동차’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GM대우의 마티즈를 베낀 ‘QQ’를 내놓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 회사는 1월 내수시장에서 일약 2위로 뛰어올랐다. 시장점유율도 8.2%로 1위인 상하이GM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이 자신했던 기술격차도 이제 더 이상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과거 ‘짝퉁’에만 매달렸던 중국차가 이제 쌍용차, 영국의 엠지로버를 인수하며 ‘무서운 아이’로 쑥쑥 크고 있다. 중국차 수출규모는 2001년 1만3,573대(1억6,662만달러)에서 2005년 19만5,554대(16억4,251만달러)로 15배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배기량 1,000~1,500㏄의 소형 승용차 수출은 실로 폭발적 증가세를 타고 있다. 반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수년째 거북이걸음이다. 자동차 생산규모는 2003년 318만대에서 ▦2004년 347만대 ▦2005년 369만대 ▦2006년 384만대로 한자릿수 증가에 머무르고 있다. 수출도 지난해 2.4% 증가한 264만8,000여대에 불과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쌍두마차인 현대ㆍ기아차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조2,3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익은 무려 35%나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1,252억원의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최근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졌다. 그는 “향후 5~10년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후발국들이 머지않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한국 메이커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상태라면 그리말디 사장의 예언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 듯하다. ◇2% 부족한 브랜드 파워=이달 6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렸던 ‘2007 제네바 모터쇼’. 글로벌 메이커들은 앞다퉈 친환경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모터쇼에 다녀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부족한 ‘코리아 카’의 브래드 파워를 실감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명차 부스들과 현대ㆍ기아차 부스와는 뭔지 모를 차이가 느껴졌어요. 관람객들의 숫자도 똑같지 않았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품질은 도요타 등 일본업체와 대등해졌지만 아직도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브랜드 파워가 미흡하다는 것은 쉽게 말해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프리미엄급 명차’가 현대ㆍ기아차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얘기다. 중국차의 추격을 따돌릴 확실한 카드도 ‘브랜드 파워’다. JD파워에서 여러 차례 발표된 것처럼 현대ㆍ기아차의 기술ㆍ품질력은 일본차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에는 렉서스, 인피니티 같은 선망의 명차를 찾아볼 수 없다. 강철구 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현대차가 베라크루즈를 도요타의 렉서스 RX350 같은 명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키우고 있다”며 “한국의 프리미엄급 자동차가 많이 나와야 후발업체들을 따돌리고 글로벌 빅5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약이냐 좌절이냐=‘넛크래커’로 요약되는 경쟁사들의 압박과 아직도 약한 브랜드 파워 외에도 한국 자동차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협요인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밖으로는 환율하락, 안으로는 강성노조의 조업방해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다. 미국 빅3의 몰락에서 보듯 자칫 방심하다가는 한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출산업을 주도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두 축인 현대ㆍ기아차가 그동안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한단계 도약하느냐, 그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중대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이미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 미흡한 차세대 기술개발, 고질적인 노사분규 등을 시급히 극복해야 한국 자동차산업의 활로가 열린다는 처방전이 나온 지 오래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외국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생산 캘린더에는 11개월밖에 없다고들 말한다”며 “이전에는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제 환율 때문에 낮은 생산성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특별취재팀=정상범차장(팀장)·이규진·김현수·김상용기자 ssang@sed.co.kr 입력시간 : 2007/03/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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