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가계 순자산 55년만에 첫 감소

작년, 주가하락 영향…부채는 소폭 증가주가 하락으로 보유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55년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FRB가 지난 1945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3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계 자료를 인용, 미국 가계의 2000년말 순자산이 지난 99년말 42조3,000억 달러보다 2% 줄어든 41조4,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가계 순자산의 감소가 소비 위축을 불러오는 '부의 효과' 역현상으로 미국 경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의 미국경제연구소장인 패디 질렉은 "미 국민들이 자산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상당 기간동안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젠 해치우스는 "주가가 반등하지 않으면 지난 1952년 겪었던 부의 효과 역현상에 따른 소비 위축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가계 순자산의 감소는 주가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가계보유 주식의 시가는 6조6,000억 달러로 전년의 8조7,500억달러에 비해 2조1,500억 달러나 줄었고 뮤추얼펀드 가치는 3조 달러로 3조1,000억 달러에서 1,000억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계 부채는 전년의 7조달러에서 7조6,000억 달러로 늘어나 미국인들이 채무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 순자산 비율도 전년의 624%에서 585%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골드만삭스의 젠 해치우스는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지난 68~70년, 72~74년에 개인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 순자산 비율이 감소했다"며 "이 경우 저축이 급격히 늘어났었다"고 분석했다. 가계 순자산은 주택이나 주식 등의 자산 가격에서 주택융자금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등 부채를 제외한 수치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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