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화동에 사는 30대 중반의 회사원 김 모씨.
점심시간 때 마음먹고 은행에 들렀다가 허탈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목돈을 만들기 위해 큰 마음 먹고 월급의 3분의1이 넘는 100만원을 꼬박 정기적금에 넣으려고 했지만, 1년 이자가 고작 20만원도 안 된다는 은행원의 설명을 듣고는 차마 적금에 가입할 수 없었다.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3%대의 사상 최저수준으로 급락하자 은행은 더 이상 서민들의 예금을 반가와 하지 않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은행의 예금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들었고, 더 이상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적금대신 배당주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권한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연말 배당을 노린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배당과 시세차익의 일석이조 펀드= 금리가 속락하면서 채권형 펀드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은행만큼 안전하면서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금리의 추가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의 추가하락은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채권형펀드보다 배당주펀드가 더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배당주펀드는 채권형펀드보다 수익률이 높다. 안정성에서는 떨어지지만 다른 주식형펀드 보다 변동성이 적다. 배당주펀드가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을 내면서 불과 5개월 사이에 수탁고가 2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배당이 가까워지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수탁고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안정적인 수익률 흐름과 투자종목 선택= 배당주펀드는 배당성향이 높고 시세흐름의 변동성이 적은 우량주에 투자한다. 때문에 수익률의 등락이 종합주가지수의 절반수준을 밑돈다.
실제로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시장 변동율은 27%포인트였지만, 배당주펀드는 12%포인트 안팎의 수익률 편차를 보여 변동 폭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배당주펀드가 투자하는 종목도 안정적이다. 전기ㆍ전자 등 IT종목보다 화학ㆍ전기가스업종 등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종목들 중에서 고른다. 또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보다는 배당시즌에 더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LG화학 우선주, CJ우선주 등과 포스코ㆍKTㆍ농심홀딩스ㆍ한국가스공사ㆍKT&GㆍLG석유화학ㆍ한국전력 등도 배당주펀드가 많이 투자하는 종목이다. 삼성전자는 주가 변동성이 크고 시가배당률이 낮아서 배당주펀드에서 투자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배당주펀드, 매매와 배당의 운용전략= 배당주펀드는 매매와 배당수익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수익을 낸다. 가령 일정 수준의 배당수익을 목표로 고배당주에 투자한 후 주가가 상승해서 목표한 배당수익률 이상 오르면 주식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챙긴다. 매도 후 주가가 목표수익률보다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샀다가 주가가 다시 오르면 팔아서 이익을 실현한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서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챙겨 수익률을 얻는다.
단기간에 주식을 매도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해도 초기에 예상했던 배당만 이뤄지면 목표로 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종목펀드와 배당률이 높은 종목으로 구성된 배당지수(KODI)를 추적하는 지수상품으로 나누기도 하고, 주식편입비중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지금이 배당주펀드 투자적기= 배당주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금리의 하락추세로 주식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기업들이 고배당정책에 대해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배당 메리트가 커지고 있고, 4~5%의 배당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종목이 늘고 있다.
배당주투자는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해도 배당수익은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고배당 주식은 다른 주식과 달리 채권과 가치주의 중단단계의 투자수단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금리가 하락할수록 투자수단으로 각광을 받는다. 금리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채권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면 돈은 채권시장보다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올들어 7% 안팎의 수익률 기록= 배당주펀드는 주식을 얼마나 편입했느냐에 따라 안정성과 수익성에서 차이가 난다. 주식편입비중이 70%를 넘는 펀드 중에는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형펀드’가 올들어 지난 8월27일까지 7.94%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SEI에셋의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가 7.83%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편입비중이 70%를 밑도는 혼합형 중에는 ‘삼성배당플러스혼합B1’과 ‘LG배당주식혼합1’이 각각 10%, 7% 안팎의 수익을 냈다. 주식저편입 펀드 중에서는 ‘삼성배당플러스30혼합B1’이 7.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가 배당주를 직접 투자할 때는 약세장이나 연말 배당시즌의 단기테마로 매매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배당주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경기와 상관이 없어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골라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