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남의 탄생과정·현대적 의미 짚어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br> 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 펴냄


2000년대 들어 '강남'에 대한 논란으로 우리 사회가 뜨겁다. 성장 시대였던 1990년대까지의 강남이 성공에 대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 현재의 그곳은 질투와, 일부 증오의 대상이기까지 하다. 경제적으로 비대해진 강남은 스스로를 대중에게서 분리하려 하고 대중들은 이런 강남을 '강남공화국'이라 부르며 비난한다. 우리 사회의 폐부에 대해 나름의 진단을 내리길 주저하지 않는 대표적 다작 저술가 강준만이 이런 이슈를 놓칠 리가 없다. 강남이라는 하나의 집단이자 사회현상의 역사적 탄생 과정부터 현대적 의미를 짚은 책을 내 놓았다. 저자는 우리사회의 '강남 붐'을 일으킨 원인으로 부동산과 교육을 지목한다. 군사정부는 통제와 집단동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좋은 아파트를 대거 공급하면서 이를 근대성과 선진성으로 교묘하게 포장했다. 이윽고 아파트들이 들어선 강남은 선진성의 상징처럼 군림하기 시작했고, 근대를 만끽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른바 '강남불패 신화'가 완성됐다. 또 정부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전한 강북의 명문고들과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사교육 시설들은 '8학군 신화'를 만들어내는 데 이바지했다. 저자는 '강남불패 신화'와 '8학군 신화'를 축으로 강남의 과거와 현재를 비판하고 있다. 우리 사회 부의 절대 다수가 강남에 몰려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교육이라는 매개를 통해 부가 세습되는 상황을 안타까워 한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와 언론의 보도들을 인용해 이런 견해가 단지 저자의 생각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임을 설득한다. 물론 저자는 강남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으로 보지만 미래에까지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않는다. 그는 수 십년 동안 쉬지 않고 경제성장을 위해 달려온 우리 사회의 중심에는 '강남'과 '강남을 향한 대중들의 욕망'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는 강남의 역동성을 부인치 않으면서 에너지가 좀 더 발전적으로 전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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