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낙하산 파티하고 공기업 개혁? 꿈 깨라

대선 공신과 원외 인사 배려론을 내세우며 공공기관장 자리를 넘보던 새누리당의 숙원이 드디어 풀리는 모양이다. 공석 중인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공모절차를 밟고 있는 도로공사 사장에는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회 전 의원은 지난 10월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낙천 후 서 후보의 선거운동을 거들면서 공기업 사장 자리를 보장 받았다는 소문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돌았다. 실제로 지난주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공공기관 임원을 선임할 때 원외 인사를 배려해달라며 노골적으로 압력을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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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의 정치인 내정설이 틀릴 수 있다. 어디까지나 후보일 뿐이다. 하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파티는 끝났다"며 방만경영의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한 지 엊그제다. 물론 정치인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낙하산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하지만 전문성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부실인사ㆍ낙하산 논란을 피할 길이 없다. 육사 출신으로 건설회사를 경영했던 김성회 전 의원이 에너지 분야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대선캠프 유세지원단장을 맡았던 김학송 전 의원의 사정도 다를 바 없다. 백 번 양보해 자질과 능력에다 전문성까지 겸비했다고 인정한다 해도 공공기관 개혁을 며칠 전 국민에게 약속한 상황이라면 논란인사 기용을 피하는 것이 옳다.

역대 정부 하나같이 개혁을 부르짖었으나 늘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 그 결과 공기업 부채가 500조원을 넘어 국가부채보다 더 많아졌고 방만ㆍ부실경영은 고질이 되고 말았다. 낙하산 인사 관행이 근본 원인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낙하산 근절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라 짐작된다. 낙하산 파티가 계속되는 한 개혁을 아무리 외친들 어느 국민이 믿을까 싶다. 차라리 허망한 약속이나 하지 말던지. 국민을 두 번 기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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