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국제유가 상승분을 국내 제품가격으로 흡수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조찬강연에서 "고유가 추세의 장기화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 등 단기적인 직접 대응은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경기와 관련, "지표경기 개선이 만족스런 수준이라고 보기에 몇 가지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소비 측면에서는 고소득층의 소비가 고급화되는 등 계층별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고 국내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제한적인 해외소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설비투자 증가 속도도 외환위기 이후 크게 떨어져 아직 절대 수준이낮다"며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여건에 하방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고유가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국민총소득이 정체돼 실질 구매력의 개선이 미흡하고 경기양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국민이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외자유치와 관련해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으나 아일랜드와 같은나라는 적극적인 외자유치로 연 8∼9%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을 구분하기보다 생산적인 용도에 자금이 투자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환경과 관련, "경쟁을 저해하는 규제를 적극 발굴해 정비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며 "토지이용에 대한 각종 규제도 개선해 토지공급을 확대하고 신규투자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여건을 개선하려는 만큼 기업들도 기업가 정신과 투자의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노력해달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