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EU 입국 금지될 듯

“EU, 야당 탄압 이유 비자발급 재중단 예정”

지난해 12월 치러진 대선에서 8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한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유럽 방문이 다시 금지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대선 직후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인 벨라루스 야당 인사들을 폭행하고 체포한 책임을 물어 루카센코 대통령과 측근 고위관료들에 대해 EU 회원국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다시 도입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인터넷 매체 ‘EU옵서버(EUobserver)’를 인용,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은 전날 EU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벨라루스에서 정치범이 없어졌을 때 EU 외무장관 회의는 (벨라루스 정치인사들의 EU 방문을 허용하는) 긍정적 조치를 취했었다”며 “그러나 정치범 수가 더 늘어난 지금 야당 탄압 행위에 참여한 벨라루스 인사 및 그들과 협력한 인사들은 다시 EU 입국 금지자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트 장관은 ‘루카센코 대통령도 입국 금지자 명단에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벨라루스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여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해 그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조치가 취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다수의 EU 회원국은 벨라루스 인사들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다음 주에라도 EU 외무장관 회의 비상회의를 소집하자고 주장했으나, 독일과 스웨덴은 이달 31일로 예정된 신년 첫 정기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제안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외교관계자들에 따르면 EU 입국이 금지될 벨라루스 인사는 100명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루카센코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한 2006년 대선 이후 역시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야당 인사들을 탄압한 이유로 루카센코 대통령과 40명의 벨라루스 고위 인사에 대해 EU 입국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러다 2008년 벨라루스 정부가 유력 정치범들을 대거 석방하자 루카센코 대통령을 포함한 36명의 인사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해제했었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통치하고 있는 루카센코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치러진 대선에서 79.67%의 압도적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번 대선에서도 역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투표 직후부터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에 벨라루스 보안 당국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야당 대선 후보 5명을 포함, 수백명을 폭행하고 체포했다. 이후 유럽국가들과 미국 등 서방은 벨라루스의 부정선거와 야당 시위대 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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