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전. 2m가량의 파퍼트를 남긴 허윤경(24·SBI저축은행)이 한 차례 준비자세를 풀었다가 다시 어드레스에 들어간 뒤 침착하게 볼을 홀에 떨궜다.
허윤경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가을 잔치인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의 일곱 번째 여왕에 오른 순간이었다. 허윤경은 2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힐스용인CC 루비·다이아몬드 코스(파72·6,433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김효주(19·롯데)와 동타를 이룬 뒤 피 말리는 첫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내 우승상금 1억원을 손에 넣었다. 올 시즌 2승(통산 3승)째다.
전날 2라운드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최종 라운드는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특히 이날 코스에는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이 쉴 새 없이 불어 우승 향방을 점치기 어려웠다.
출발은 백규정(19·CJ오쇼핑)이 좋았다. 박신영(20·대방건설), 고진영(19·넵스)과 나란히 8언더파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백규정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 단독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6~8번홀 3연속 보기를 범했고 이번에는 6번홀(파4)에서 장거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킨 박신영이 단독선두 자리를 꿰찼다. 고진영은 1번홀 보기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강풍 속에 선두권이 부침을 겪는 사이 꾸준한 경기를 펼친 김효주와 허윤경이 순위표 맨 윗줄에 남았다. 2라운드에서 1타차 공동 4위에 오른 김효주는 전날 10개 홀에 이어 이날 모든 홀을 파로 마쳐 보기 드문 28개 홀 연속 파 행진을 벌였다. 허윤경은 이날 출전자 중 베스트 스코어인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 전날 3타차 공동 10위에서 공동 선두로 치고 나와 정상 고지까지 밟았다. 백규정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낚으며 단독 3위에 올랐다.
7회째를 맞은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초대 챔피언 신지애를 시작으로 김하늘과 이정민·이정은에 이어 허윤경까지 많은 스타플레이어를 우승자로 배출하며 KLPGA 투어 중견대회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