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 최대 FPSO 만들자" 구슬땀

■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가보니…<br>길이 325m·무게 12만톤 달해 全공정 자체 기술력으로 수행<br>공정 95% 진행… 시운전 분주 해양설비 신화 창조 긍지 대단


늦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영하에 가까운 추위가 불어닥친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지난 19일 찾은 이곳 작업현장에서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잔뜩 몸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작업현장 근무자들의 이마와 볼에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건조한다는 자부심에 한기를 느끼기는커녕 연신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특히 현재 건조되고 있는 FPSO 중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파즈플로(Pazflor) FPSO가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파즈플로는 모든 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우선 가격이 20억달러로 현재 건조되고 있는 전세계 해양설비 중 가장 비싼 FPSO이며 설비 길이도 325m, 폭 61m, 높이 65m로 가장 크다. FPSO 무게만도 12만톤에 달할 정도다. 이 FPSO는 최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파즈플로 FPSO는 아프리카 앙골라 현지의 수심 1,000m 깊이의 심해 해양 유전지역에서 하루 약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게 된다.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내부 전선 길이만도 2,200㎞에 달하고 원유 채취에서 저장까지의 공정을 위한 파이프 수도 7만개를 웃돌 정도다. FPSO는 드릴십이 심해 유전을 찾아 놓은 뒤 유전과 파이프를 연결해놓으면 FPSO가 유전에 설치해놓은 파이프에 관을 꽂아 원유를 뽑아내게 된다. 물론 원유 속의 가스와 물 등은 자동으로 분리해낸다. 심해 유전의 원유가 바닥을 보일 때까지 한 곳에서 계속 원유를 생산하는 만큼 자체 운항 능력은 없다. 이 FPSO의 주조정실인 '컨트럴 룸'을 찾았다. 전체 공정의 95%가 진행되면서 프랑스 토털사 감독관들과 대우조선해양의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면서 시운전을 하느라 바삐 움직인다. 단 한 개의 결함으로도 원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인도를 위해서는 헤아릴 수 없는 시스템의 유기적 연결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운전을 담당하는 이명호 이사는 "일반 선박의 시운전은 세 달이면 충분하지만 파즈볼로의 경우 이미 6개월 전부터 시험가동에 돌입했다"며 "내년 1월 인도까지 시험가동을 해야 하지만 워낙 설비가 복잡하고 다양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200여명의 토털사 직원이 파즈볼로에서 거주해야 하는 만큼 냉난방 설비는 물론 잠을 잘 수 있는 거주구와 식당 등의 설비는 호텔과 흡사할 정도다. 김충렬 대우조선해양 해양생산1 전무는 "지난 2005년 당시 사상 최대 규모의 FPSO인 아그바미(1조원) 이후 FPSO의 설계ㆍ구매ㆍ생산ㆍ설치ㆍ시운전 등 모든 공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 존재하는 FPSO 중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인 만큼 국내 조선업계 해양설비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FPSO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프랑스의 토털사에서 수주한 파즈볼로 FPSO는 오는 2011년 1월 아프리카 앙골라 해역을 향해 출발하게 된다. 파즈볼로가 인도될 때 대우조선해양은 다시 한번 국내 해양설비 신화를 창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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