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해약금 올리고 철새 설계사 난립 막아

보험 판매구조 전면 손질<br>계약초기 수수료 줄여 환급금 10~20% 늘어<br>설계사들 반발 예상 시행까진 진통 겪을듯


보험 판매ㆍ유통 구조가 확 바뀐다. 설계사들의 수당이 수술의 중심이다. 금융 당국이 보험판매 수수료 체계에 대한 손질에 나선 이유는 보험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다. 설계사들이 보험모집 수당의 상당 부분을 계약 초기에 받다 보니 이 회사 저 회사로 옮겨 다니는 철새 설계사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수년간 제기돼왔다. 철새 설계사가 많아지면 계약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른바 '고아 계약'이 양산되는데다 과당경쟁에 따른 불완전 판매 등 소비자 피해 우려 또한 컸다. 또 변액보험을 비롯한 보험상품의 해약환급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이번 설계사 수수료 체계 개선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수개월간 보험료를 내고도 해약 때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고객 불만이 팽배해진데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행에 상당한 진통이 생길 수도 있다. 설계사들이 순순히 받아줄지 의문이다. 가뜩이나 카드 수수료 때문에 시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설계사들까지 들고 일어날 경우 당국은 물론 정부ㆍ여당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탓이다. ◇계약 초기 수수료 줄여 해약환급금 늘려=당국은 보험업계 안팎의 지적과 개선 요구를 받아들여 최근 금융감독원, 생명ㆍ손해보험업계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제도 개선에 나섰다. TF는 계약초기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여 해약환급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계약 첫해에 수수료의 90%를 지급하던 관행을 뜯어고쳐 최대 70%까지 지급하면 나머지 20%만큼의 재원을 활용해 해약환급금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게 당국의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의 설계사 수수료 분급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찬반으로 갈리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나 독립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은 수수료 분급을 원하고 있지만 일부 외국계 보험사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국내 대형 생보사는 외국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지급수당 체계를 유지하거나 선지급 수수료 체계를 처음부터 반영하지 않았던 만큼 수수료 분급화를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외국계 생보사는 현 상황에서 선지급 수수료의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선지급 수수료가 실적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동기유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영업조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선지급 수수료 체제의 전면 수정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수료 분급에 대한 설계사들의 견해는 지난 2009년 안형준 전 에르고다음 감사의 학위논문에서도 드러난다. GA 소속 설계사 1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6.6%가 모집익월 70% 지급 받은 뒤 1년 동안 나머지 30%를 분급 받는 '부분 선지급' 방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익월 100%를 모두 받는 '완전 선지급' 방식을 선호한 응답자는 전체의 13.9%에 그쳤다. 오히려 50%를 먼저 받은 뒤 나머지 50%를 1년 동안 나눠 받는 '부분 분급'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21.5%로 더 높게 나타났다. ◇초기 해약환급금 10~20% 늘어날 듯=금융 당국은 설계사 수수료 분급으로 보험사의 초기 사업지 부담이 줄어들면 그만큼 해약환급금을 올려주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1년차 해약 환급률이 40~50%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60%까지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 현재 60∼70%인 2년차 해약환급률을 70∼80%로, 85% 수준인 3년차 해약환급률을 90%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해약환급률 인상은 이러한 방식으로 납입보험료와 해약환급금이 비슷해지는 7년차까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