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도 기관도 '눈치 보기'

외부 변수 불확실· 공격적 매수 꺼려<br>프로그램에 좌우 '웩더독' 장세 이어져<br>박스권 상향 돌파엔 다소 시간 걸릴듯


외국인도 기관도 '눈치 보기' 외부 변수 불확실· 공격적 매수 꺼려프로그램에 좌우 '웩더독' 장세 이어져박스권 상향 돌파엔 다소 시간 걸릴듯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코스피지수가 22일 또다시 1,600선으로 밀려나며 1,686.45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14일 이후 일주일 넘게 1,700선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 공세가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기관마저 순매도에 나서면서 뚜렷한 매수주체 없이 프로그램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형국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1,600대가 바닥이라는 기대감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기관마저 순매도 공세에 합세=22일 기관은 1,754억원 순매도에 나섰다. 기관은 21일엔 1,331억원 ‘사자’에 나섰지만 외국인 선물매수에서 유발된 프로그램 매수세를 제외하면 1,000억원 이상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연말 이후 36일 연속 순매수를 이끌고 있는 ‘기타법인’만이 3조4,000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투신은 2월 들어 순매도일(9거래일)이 순매수일(4거래일)보다 훨씬 많았다. 22일은 오전 장 중 한때 전체 거래액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그나마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포지션이 소폭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일 뿐 외국인과 기관 모두 현 국내 증시를 관망하며 현금확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전형적인 ‘약세장’ 풍경이다. 이처럼 투자 주체들이 방향성을 잃다 보니 최근 들어 프로그램 매매에 방향성이 좌우되는 ‘웩더독(Wag the dog)’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도 프로그램에서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3,231억원의 ‘팔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 1,7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가 1.4% 오르며 1,700선을 돌파했던 당시 프로그램 순매수는 2,200억원에 달했고 20일엔 3,30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며 1.9% 급락했다. 하루 하루 외부변수 동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현 지수대의 토대가 튼실하지 못하다는 걸 반증한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부 변수요인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기관이나 외국인 모두 지금 지수대에선 반등을 이용해 물량을 내놓을 뿐 공격적으로 주식을 살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 신용위기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기관이나 외국인 모두 시장 전면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승 모멘텀까진 리스크 관리 필요=연일 불안한 장세가 연출되면서 장세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3년 이후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던 국내 증시가 4개월째 조정받고 있다”며 “시장을 끌어내린 악재가 해소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점검해야 할 요소가 많아 1,700선 안착과 박스권 상향엔 좀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현 지수가 박스권에 갇혔지만 1,600대가 바닥이라는 공감대가 다져진 만큼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확대할 수 있고 유가 급등 역시 일시적 수급 불균형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 만큼 조만간 해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변수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코스닥시장이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등 국내 내부적 투자심리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며 “글로벌 악재에 따른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1,600대가 바닥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만큼 단기 하락 시 저가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도 필요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지만 이에 따른 정책 변화 여부를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현 지수대가 2004년 이후 순환적 하강기의 최대 하락률과 맞물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펀더멘털과 괴리된 바겐세일 영역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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