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모펀드의 은행경영 감독 강화해야

미국계 사모 펀드인 론스타가 지난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경영권 장악에 나서면서 행장 및 임원 경질을 단행함으로써 노조와 마찰을 빚는 등 벌써부터 후유증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은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적자금 부담경감만을 고려한 근시안적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외국의 경우 금융당국이 은행인수 기관에 대해 적격성 검사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론스타와 같은 사모펀드가 외환은행과 같이 전국적인 지점망을 갖춘 대형 시중은행을 인수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특히 외국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의 인수를 승인할 때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단기수익에 치중하는 사모펀드의 은행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미 제기된 것이다. 아울러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한다는 명분아래 국내 자금에 대해서는 은행 지분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부동산투자 전문회사인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넘긴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외환위기직후와는 달리 금융기관의 해외매각이 절박한 상황도 아니었는데 공적자금의 추가투입 부담을 덜기 위한 수단으로 대형 시중은행을 서둘러 사모펀드에 넘긴 꼴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다. 론스타의 경영능력을 평가하기는 시기상으로 이르고, 외국기업의 인력구조조정의 무자비성을 인정하더라도 출발부터 무리한 인사로 노조와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볼 때 론스타의 업무능력에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론스타는 일본에서 중소은행 인수를 통해 은행을 경영을 해본 경험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부동산 투자회사이자 부실자산 구조조정 전문회사로서 은행 경영에 정통한 금융기관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목적도 단기이익의 극대화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론스타가 그런 목적으로 은행을 운영하게 되면 금융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모펀드의 은행지분을 일정 기간을 두고 서서히 낮추도록 하는 등 국적 불명의 펀드가 은행지분을 과도하게 확대하지 못하도록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모펀드등에 국내 금융기관이 무분별하게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은행인수자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도록 관련 규정을 고칠 필요도 있다고 본다. <김영만 주미 한국상의 명예회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