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30일] 환율전쟁 대응능력 높여야

지난 8월 이후 경상수지 흑자폭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국제수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중 경상수지 흑자는 20억7,000만달러로 7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흑자폭은 전월의 58억2,000만달러에 비해 37억5,000만달러나 줄었다.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과 유학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전월의 71억6,000만달러에서 36억9,000만달러로 감소했으며 서비스수지 적자는 15억달러에서 17억8,000만달러로 2억8,000만 달러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감소한 것은 여름휴가로 조업일수가 줄어들고 여행은 성수기를 맞은 계절적 요인 탓도 있지만 환율하락의 영향도 크다. 원화가치 강세로 수출이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은 더 늘어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흑자폭 감소는 당장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환율전쟁을 비롯해 경제여건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공방은 덤핑 관세 등 무역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도 경제보복으로 번질 조짐이다. 문제는 그 불똥이 우리에게 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서 미국 무역적자의 대부분을 중국ㆍ일본ㆍ한국ㆍ대만 등이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원화절상 압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화에 직접적인 절상압력이 없다고 해도 위안화 절상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더블 딥' 우려에서 보듯 세계경제의 회복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떨어지면 우리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다. 위안화 문제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의미 있는 합의와 성과를 도출해내려는 우리에게 또 다른 부담요인이기도 하다. 미국이 위안화를 주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다른 의제가 뒷전으로 밀려 회의 자체가 빛을 잃을 소지가 있는 것이다. 우리 수출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G20 정상회의 차원에서도 환율 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응능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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