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채권단, STX조선해양 살린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br>산은 6월말 정상화방안 발표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의 실사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게 나와 STX그룹의 구조조정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STX다롄 조선해양기지 모습. /서울경제DB

STX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축인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의 정밀실사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가치가 높다는 것은 채권단이 STX를 살리겠다는 명확한 신호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늦어도 이달 말까지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STX중공업·STX엔진 등 조선해양과 수직 계열화된 다른 조선 계열사에 대한 실사 결과도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이들을 한묶음으로 한 STX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의 실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지난 두달여간 STX조선의 자산과 부채 등 재무상태에 대한 정밀실사를 한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계속기업가치란 기업이 계속 영업활동을 하는 것을 전제로 향후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평가한 것으로 채권단이 구조조정 중인 기업을 살릴 때 주요 판단근거로 사용한다. 계속기업가치가 회사를 최단시간 내 처분해 회수할 수 있는 자산규모를 뜻하는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4월 시작된 STX조선해양 실사 결과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온 만큼 산은이 이를 바탕으로 채무 재조정, 신규 자금지원, 자산매각, 구조조정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담은 계획을 이달 중 내놓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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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한 고위관계자도 "팬오션과 달리 STX조선은 채권단이 보유한 협약채권이 비협약채권보다 많다"면서 "STX조선과 엔진ㆍ중공업을 한 세트로 봐야 한다. 조만간 산은이 감당할 정도의 구조조정을 포함한 큰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STX조선해양은 이날 법원의 법정관리가 개시된 STX팬오션과 함께 STX그룹의 양대축을 형성해왔다. 4월 초 STX그룹 중 처음으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으며 지금까지 6,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 받았다. 그동안 STX그룹 구조조정의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여겨졌던 STX조선해양의 실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옴에 따라 채권단은 향후 STX조선∙STX중공업∙STX엔진 등 조선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조기에 마련한 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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