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흙속의 약초' 알짜배기주 투자해 수익 키워

■ 박스권 장세서 빛 발하는 가치주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신영마라톤 지난해 10% 넘는 수익률 거둬

올해는 에너지 관련기업 매집… 중소형 홀딩스 종목에 관심도




위기에 빛을 발하는 펀드가 있다. 바로 저평가주를 골라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펀드는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하락이 과도한 종목을 그저 산중의 잡초(일반주)가 아닌 흙속의 약초(가치주)로 알아본다. 될성 싶은 약초를 미리 선점해 몸값을 키운 뒤 수익을 키우는 심마니(가치주펀드 매니저)들은 오히려 하락장을 저가 분할매수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후 지난달 26일까지 코스피가 -2.31%의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주식형펀드는 -2.35%의 평균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주요 가치주 펀드들은 유형 평균과 코스피 수익률을 웃도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설정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가치주펀드 '트러스톤밸류웨이자[주식]A클래스'가 연초 후 3.79%로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 대표 가치주펀드 3인방인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1.16%)과 신영마라톤 (주식)A(0.73%),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0.02%)가 시장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비단 올해 뿐만 아니라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와 엔저, 국내 기업 실적 우려로 흔들린 최근 1년 동안에도 가치주펀드의 성과는 단연 돋보였다.

최근 1년간 코스피가 2.22% 빠지는 동안 한국밸류10년투자는 16.97%의 성과를 거뒀고, 신영마라톤(13.06%)과 KB밸류포컷(8.65%)도 우수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위기에 빛나는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 관리 덕에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서 이들 펀드에는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간 한국밸류10년투자에 1,296억원이 몰렸고, 신영마라톤(1,035억원)과 KB밸류포커스(1,021억원)도 1,000억원 넘는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다.


가치주 펀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쉽게 말해 내재 가치 대비 가격이 충분히 싼가를 제1 기준으로 둔다. 이 때문에 가치주 펀드 매니저들은 남들이 팔 때 쓸어 담고, 남들이 열광하며 살 때 매도한다. 사람들이 무관심한 종목에 먼저 손을 댔다가 관심이 커지며 주가가 차면 차익을 내고 먼저 발을 빼는 것이다. 이 같은 운용 체계 하에서 매니저의 판단은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모두가 좋다고 평가하는 상승기에 주식을 사기보다는 떨어진 상황에서 가치에 대한 판단으로 매매에 나서기 때문에 자칫 '남들 다 먹는 상승장의 과실'을 따먹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내재가치를 어느정도 보느냐와 현재의 주식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펀드의 운용 전략과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치주 펀드를 고를 때는 해당 펀드의 장기 성과를 통해 운용의 일관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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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표 가치주펀드의 최근 1년, 2년, 3년, 5년 수익률은 모두 코스피와 유형평균 성적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코스피가 84.13% 오르는 동안 5년 수익률이 존재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와 신영마라톤은 각각 147.45%, 124.81%의 월등히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3년 수익률도 코스피가 0.07% 오르는 동안 한국밸류10년투자 51.19%, KB밸류포커스 31.01%, 신영마라톤 25.71%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대표 가치주펀드들은 올해 들어 어떤 흙 속의 진주를 캐내고 있을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구정 연휴 직전부터 저평가된 종목을 계속 매집하고 있다.

KB운용은 2월 초 10.12%였던 휠라코리아 지분율을 월말 10.31%로 끌어올렸고, 무학(10.94%→14.02%), 골프존(15.76%→16.05%), 리드코프(17.51%→17.55%) 주식도 확대했다. 이 밖에 조이맥스, 정상JLS, 엘티씨 등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반면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알서포트 지분율은 지난해 12월 10일 기준 12.01%에서 2월 2.02%로 대폭 줄였다. 알서포트는 실적 기대감에 지난해 12월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46% 뛰었다. 홈쇼핑 매출 부진 및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마스크팩 제조업체 제닉 비중 역시 지난해 8월 5.06%에서 올 1월 말 1.48%까지 크게 축소한 상태다. 드래곤플라이 역시 모바일 게임 경쟁 부담과 실적 우려로 9월 10.46%던 보유지분이 2월 말 9.09%로 떨어졌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에너지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동도시가스 지분을 2월 초 11.40%에서 월말 11.46%로 확대했고 1월 말 13.77%던 KG케미칼 주식비중도 14.24%까지 뛰었다. 경동나비엘 주식은 1월 말 14.89%에서 최근 15.11%로, 경동도시가스 비중은 1월 말 11.48%에서 2월 초 11.37%로 나췄다가 2월 말 다시 11.46%로 확대했다.

중소형 홀딩스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였다. 보안업체 아이디스홀딩스와 금융인프라기업 NICE홀딩스의 비중은 1월부터 각각 12%, 13%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성장 둔화국면에서 대형주든 소형주든 가격이 싼 종목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과하게 오른 종목을 줄이고 지주사처럼 최근 저평가가 해소중인 자산주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업종, 전망을 떠나 싼 종목을 산 사람들이 수익을 내는 '바보들의 승리'가 펼쳐졌다"며 "국내 경제가 급격한 성장을 나타내기 전까지는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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