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 내달 정상회담 무기 연기

한미 서해 군사훈련등 외교·군사 마찰로 일정 못잡아

한미 서해 군사훈련, 남중국해 패권 다툼 등 중·미간의 외교·군사 마찰이 계속되면서 당초 9월로 예상됐던 미국과 중국간 정상회담이 일정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의 G20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에 국빈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후 주석은 이에 흔쾌히 응했었다.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던데 따른 답례 방문이었고 양국 외교가는 오는 9월 유엔 제65차 총회 즈음 정상회담 성사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이후 천안함 사태의 원인을 둘러싼 입장 차이, 한미의 동·서해 군사훈련을 놓고 벌어지는 동북아 해상 패권 갈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 등 잇따른 중·미의 외교·군사 갈등이 계속되면서 양국의 감정은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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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는 최근 통상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되는 의제 설정 등 양국간 외교 실무진간의 예비 협상을 무기 연기한다는 뜻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가에 따르면 9월 정상회담이 진행되려면 최소 8월 초순까지는 의제는 물론이고 양국 정상이 체결할 기본 협정의 프레임이 정해져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 중단됐으며 다시 언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특히 지난달 23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중국 정부에 어떤 통보도 없이 비밀리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남중국해를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핵심지역이라고 선포한 데 대해 격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또 베트남과 핵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해 베트남이 우라늄 농축 및 첨단 원자력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터준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핵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를 베트남 인근 해역으로 보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서해와 가까운 산시성 등에서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과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하는 등 힘겨루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로선 양국 정상이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오는 11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 16차 기후변화 정상회의 전후가 가장 유력해 보이지만 현재와 같은 대치 국면이 지속될 경우 올해 후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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