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도IT ‘두뇌의 힘’

인구 10억, 1인당 국내총생산(GDP) 450달러, 1974년 3세기 반 동안의 식민지 생활 청산…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인도`라는 검색어로 찾아본 이 나라의 간략한 소개다. 이미 몇 년 전 1인당 GDP 1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에게는 그저 인구만 많을 뿐 가난을 벗지 못한 신생 독립국으로 비쳐질 수 있는 초라한 성적표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 위크 등 각종 해외 유력 경제지에서 `인도`로 검색해본 결과는 사뭇 다르다. 주식 회사 미국을 변화시키는 고급 두뇌 양성소,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들의 해외 R&D 기지, 떠오르는 차세대 유망 IT 국가… `인도`라는 나라 앞에는 이 같은 찬란한 수식어들이 따라 붙어 있다.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극빈층을 벗어나지 못한 이 나라가 이처럼 글로벌 경제의 차세대 핵심 주자로 떠오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나라 `두뇌들의 힘`이다. 특히 이 나라가 자랑으로 삼고 있는 것은 풍부한 이공계 재원. 인도 IT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방갈로르의 첨단 IT엔지니어 인력은 15만명에 달해 12만명 수준의 실리콘 밸리를 능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이공계 출신 대학 졸업자수는 2010년까지 두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자국내 일자리수 감소의 원인을 중국으로 돌리며 중국과 무역 마찰을 빚고 있지만 실상은 인도의 공헌(?)이 더 크다는 지적도 많다. 중국이 치중하고 있는 값싼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은 미 전체 경제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인도로의 엑소더스를 본격화하고 있는 IT를 비롯한 서비스 시장은 미 경제의 60%, 고용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실제로는 더욱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의 브레인 파워가 초저가 가격표가 붙은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눈에 보이는 유형의 제품에 가려져 애매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강대국과의 통상마찰을 피하면서도 높은 고부가 가치를 챙길 수 있는 장사가 바로 `고급 두뇌 양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대목이다. <윤혜경 국제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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