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1C 음식문화 혁명] 우주식이 일상 식탁에 오른다

「21세기의 어느 날 저녁.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이자마자 케이크 위로 활짝 핀 장미 한 송이가 떠오른다. 케이크 표면에 촛불이 반사하면서 천연색의 장미 영상이 만들어진다. 입체영상 홀로그램이 21세기에는 생일 축하용으로 쓰인다.」과학기술전문지인 「월간 과학과 기술」 최근호에 따르면 21세기에는 비만 걱정이 사라진다. 기름이 없고 단백질이 많은 돼지고기, 포화지방분이 적은 마아가린, 단백질이 많은 쌀과 옥수수가 생명공학의 손길로 만들어진다. 과일 속에 단맛을 내는 유전자를 넣어 칼로리를 높이지 않고도 맛을 향상시킬 수 있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 원두가 나오고 지방이 없는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도 나온다. 심지어 위와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설탕도 나온다. 20세기 들어 폭발적으로 유행한 음식이 패스트푸드다. 21세기도 마찬가지. 빠르고 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무기질이나 비타민이 부족해 병에 걸리기 쉽다. 이 때문에 나온 것이 「우주식」이다. 비타민 등 갖가지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 종합영양식이다. 20세기 우주 비행사들이 주로 먹던 우주식이 21세기에는 보통 사람들로까지 확대된다. 물론 맛은 비교할 수 없이 좋아진다. 음식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식품 매장에서 상한 우유를 고르면 「삑」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우유가 상했다는 신호. 「전자 혀」가 계산대 아래에서 식품의 신선도를 감별한다. 전자혀는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식품개발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쌀맛 측정기」는 쌀만 보고도 밥맛과 영양을 알 수 있는 장치다. 미래에는 과일맛 측정기, 고기맛 측정기가 나와 신선하고 맛있는 식품만 골라 먹을 수 있다. 휴대용을 이용하면 맛있는 식당만 찾아갈 수 있다. 가짜 식품도 구별해낸다. 올리브유는 이탈리아 서북부에서 나오는 「토스카나 기름」이 최고급품. 인기가 높아 가짜도 많다. 세계에서 유통되는 토스카나 기름이 실제로 토스카나에서 나오는 올리브유보다 훨씬 더 많은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핵자기공명(NMR) 장치를 이용해 가짜를 골라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NMR장치는 짧은 무선파로 올리브유의 원자핵을 흥분시켜 진짜 토스카나 올리브유를 찾아낸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유전자검사를 통해 수입소고기를 구별할 계획이다. 21세기의 주방에는 「생물반응기」라는 마술상자가 등장한다. 이 장치는 고기, 채소, 쌀 등 온갖 음식재료를 마음대로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이 반응기 안에 콩알 크기만한 철갑상어알 세포 덩어리를 넣고 며칠동안 키우면 탐스런 철갑상어알로 자란다. 질좋은 쇠고기, 맛있는 버섯 등도 마찬가지다. 영화 「백 투 더 퓨처2」(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를 보면 조그만 피자 조각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크게 부풀려지는 장면이 나온다. 미래에는 이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미래는 「행복한 먹거리」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후진국은 음식이 부족해서 굶어죽고, 선진국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죽는 아이러니는 미래에도 다른 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인류의 마지막 숙제는 얼마나 좋은 음식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 배분하느냐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 『정말 한우일까?』 한 주부가 정육점 앞에서 한우 고기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1세기는 이런 고민이 사라진다. 유전자 검사로 한우와 수입쇠고기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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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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